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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 미국이 해법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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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 미국이 해법 될 수 있을까?

입력
2018.11.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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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시장 미국, 한류 열풍과 함께 K-뷰티 바람

싸이, 방탄소년단 등 K-pop 아티스트 관심 증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 진출 국내 화장품 기업 확대

지난 11월 22일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주최의 ‘글로벌 화장품시장 동향 분석 세미나’에서 첫 발표자로 나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주임연구원은 포스트 차이나를 ‘미국’이라고 꼽았다.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다각화가 새로운 화두가 되면서 세계 화장품 시장 1위인 미국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과 함께 싸이, 방탄소년단 등 K-pop 아티스트 관심 증가로 K-뷰티가 미국 화장품 시장의 주류로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2%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로레알과 P&G, 에스티로더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산 화장품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발표한 2017년 국내 화장품 국가별 화장품 수출 실적에서도 중국과 홍콩이 전체 점유율에서 각각 39.1%와 24.7%를 차지해 부동의 1, 2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중국의 수출 성장율이 37%대에서 23%대로 감소하고 홍콩은 오히려 1.7% 감소한 반면 미국 수출 비중은 9.0%에 불과했지만 성장율은 28.4%에 달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발표에서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5년간 국내 화장품의 미국 수출은 48.2% 급증했으며 글로벌 시장통계기관 GTA(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화장품 주요 수입국 중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

세계 1위 시장 미국에서 부는 한류 열풍

최근 미국에서의 K-뷰티 기대감 상승은 우선 싸이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까지 열기가 더해지고 있는 K-pop 열풍에서 찾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유명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등극했으며 비영어권 앨범이 한해 연속 2회 정상을 차지하는 이전에 없던 진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콘서트가 매진되었으며 미국 3대 방송사 간판 토크쇼 출연을 모두 확정 지었다.

이와 함께 미국 내에서 K-뷰티의 입지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미국 최대 규모의 뷰티 페스티벌 ‘뷰티콘’ 내 ‘K-타운’ 특별구역이 조성되었으며 미국 메이저 유통업체들도 잇달아 K-뷰티 카테고리를 별도로 신설하고 있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뷰티콘’은 미국 내 최대 뷰티 박람회 중 하나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비롯해 콘텐츠 크리에이터, 셀레브리티와 뷰티 팬들이 모여 아름다움과 다양성, 자기표현에 대해 소통하는 축제로 매년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개최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미국 내 K-뷰티의 인기를 반영해 처음으로 K-뷰티 특별 전시 존인 ‘K-타운’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는 아모레퍼시픽도 K-뷰티 특별 전시장 내에 뷰티 테마파크 컨셉의 ‘아모레퍼시픽 랜드(Amorepacific Land)’ 부스를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콘텐츠를 통해 소셜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 ‘아모레퍼시픽 랜드’ 부스는 이틀 내내 관객들의 방문 행렬이 끊이지 않아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이니스프리와 클리오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미국 오프라인 매장을 론칭하고 있으며 한국산 마스크팩이 미국 내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 제품 중에서는 아직까지 메이크업 제품 보다는 스킨케어 제품들이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노메이크업 열풍과 함께 K-뷰티의 대표 메이크업 방법인 글래스 스킨 화장법(Glass Skin)이 관심을 모으면서 미국 현지 SNS와 유튜브에서 한국 클래스 스킨에 대한 정보들이 올라오고 있어 메이크업 제품들도 조만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요 소비자들로 부상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뷰티 콘텐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K-pop 열풍과 함께 K-뷰티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격적인 미국 진출 나서는 한국 화장품들

미국 시장이 부상하고 있는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행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해 주춤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9월 이니스프리는 미국 뉴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미국 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한국 화장품의 미국 시장 재공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글로벌 브랜드숍이 밀집한 유니온 스퀘어에 마련된 이니스프리의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는 총 2층, 157.9m2(약 47평)규모로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과 다양한 클래스를 제공하는 라운지로 나뉜다.

매장에는 6미터 규모의 수직정원을 마련해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는 친환경 그린라이프와 제주 헤리티지를 전면에 표현했다. 이곳에서는 150종 이상의 미국 전용 상품과 900여 종에 달하는 이니스프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라네즈는 미국의 대표 뷰티 로드숍 유통사인 ‘세포라’ 144여개 매장에 입점했다. 당시 라네즈는 뉴욕 22개, 캘리포니아 37개, 플로리다 11개, 텍사스 12개 등 미국 전역 365개 세포라 매장 중 절반에 가까운 144개의 매장에 우선적으로 론칭하고 미국 공략을 선언했다.

세포라 매장 입점에 앞서 라네즈는 지난해 6월 세포라의 온라인몰 론칭과 LA뷰티콘 등을 통해 먼저 제품을 선보이며 K뷰티에 관심이 높은 미국 뷰티 트렌드 세터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닐라코도 지난해 9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 위치한 글렌데일 갤러리아(Glendale’s Galleria) 쇼핑몰에 오픈한 뷰티 편집숍 ‘라일리 로즈(Riley Rose)’ 1호점에 입점하면서 미국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마몽드는 올해 초 미국 전역에 1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얼타 매장 약 200개에 입점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 했으며 헉슬리는 ‘노드스트롬’과 ‘라일리 로즈’ 등 미국 내 백화점 및 뷰티 편집 매장 입점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 커피컵 패키지 디자인으로 론칭과 함께 화제가 된 디에프에스컴퍼니의 스킨케어 브랜드 하루하루 원더(haruharu WONDER)는 최근 미국 서부 최대쇼핑몰 ‘뷰티탭’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데 이어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닷컴’에 단독 브랜드관을 오픈해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최근 유진이 직접 기획부터 개발단계에 나서며 론칭한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라이크아임파이브는 글로벌 마켓 ‘쿠딩(Kooding)’에 입성했고 문채원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에스디생명공학의 SNP(에스엔피) 화장품은 미국 ‘월마트’에 헤어 마스크 4종을 입점 시켰다.

화장품 제조사들의 미국 진출도 화제가 되었다. 장기적인 중국 시장 투자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순위권을 다투고 있는 국내 대표 화장품 전문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미국 화장품 제조 기업을 인수하고 미국 시장 공략을 선언한 것.

한국콜마는 2016년 북미 최대 화장품·미용용품 소싱 전문기업인 웜저와 손잡고 미국 화장품 OEM 기업 프로세스 테크놀러지 앤드 패키징사(Process Technologies and Packaging, LLC: 이하 PTP)를 공동인수 했으며 2017년 코스맥스는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누월드(NU-WORLD)를 인수했다.

특히 코스맥스의 미국 제조 공장 인수는 지난 2013년 로레알그룹의 오하이오주 솔론 공장 인수 이후 두 번째이며 누월드의 경우 색조화장품 제조로 유명한 곳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이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중국에서 화장품 한류가 확산되던 이전에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해 큰 성과를 올린 바 있어 이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미국을 향하고 있음을 예상케 하고 있다.

미국 화장품시장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주임연구원은 미국 진출 시 급변하는 트렌드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경제 강국으로 막강한 소비 파워를 자랑하고 이민의 나라로서 다양한 소비계측 구분, 소비계층별 여러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지는 트렌디한 국가인 만큼, 급변하는 트렌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최근 미국 화장품 유통은 접근성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세포라와 얼타 등 대표 화장품 전문매장들이 접근성을 무기로 공격적인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아마존 닷컴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은 빠른 배송 및 편리한 환불 제도 등을 더한 접근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세포라는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해 가상 메이크업 등 고객 체험을, 얼타는 살롱서비스와 옴니채널을 통한 서비스를 차별화로 내세우고 있으며 아마존 닷컴은 럭셔리 브랜드 확대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손성민 연구원은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들은 무모하게 매장을 구축하기 보다는 먼저 온라인 진출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진출하길 권했다.

이어 손 연구원은 미국 핵심 소비 계층이 1981년 이후 출생 세대로 개방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로 변화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10개 이상의 화장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18~24세가 44%로 가장 많고 25~35세가 40%를 차지하는 등 화장품 주요 구매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들 밀레니얼 세대들이 고급화, 자연주의, 친환경 컨셉의 스킨케어 브랜드를 찾고 있어 이들 세대를 겨냥한 제품 출시도 권했다.

또한 이들 세대가 소셜미디어에 민감하게 반응 하고 있고 실제로 미국 내 모바일 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앱을 활용한 마케팅 확대가 유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품으로는 최근 미국에서 편리성이 강조된 스틱 제형의 멀티 제품들이 립스틱, 브러셔 등을 넘어 파운데이션, 하이라이트, 자외선차단제, 클렌징, 향수 등으로 확대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고 선케어 일상화, 태닝 고급화, 제모 관심 증가 등의 현상으로 관련 제품 출시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발 사드 정국 이후 ‘포스트 차이나’ 찾기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숙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처럼 한류에 열광하고 큰 매출 비중을 갖고 있는 나라를 찾기는 당장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한류가 새롭게 꽃피면서 일본과 함께 거대 화장품 시장을 자랑하고 신한류 정착으로 주목 받고 있는 미국이 그 대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오늘이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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