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유치하기로 했던 브라질이 28일(현지시간) 유치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정과 예산 문제를 일차 이유로 들었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이 기후변화 부정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기에 사실상 차기 정부의 입맛에 맞춘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라질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장래에도 계속될 현재의 재정ㆍ예산상 제약을 고려하고 최근 선출된 차기 행정부로의 업무 인계를 고려할 때 브라질 정부는 COP25의 주최국 역할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브라질 정부는 COP25를 유치하기 위한 요건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그 가운데 핵심 요소는 재정적 요건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브라질 기후변화 싱크탱크 ‘기후관측소’는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이미 수 차례 지속 가능한 개발과의 전쟁을 선포한 차기 정부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우소나루 정권 아래 이 분야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부정적 소식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 정권이 기후변화 영역에서 국민 보호의 의무를 저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1월 1일 취임하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가능성을 제기했고, 농업분야 규제를 제거할 것을 공언했다. 브라질 농업분야 기업은 아마존 밀림을 포함한 대대적 환경파괴를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그가 외교부장관으로 내정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는 최근 브라질 지방일간지 가제타두포부 기사에서 “기후 공포조장” 세력을 비판했으며, 그의 개인 블로그에는 브라질의 정치적 좌파가 “기후변화 이데올로기”를 창조해 냈다고 적혀 있다.
앞서 24일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브라질 지부는 브라질 내 삼림 벌채 현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며, 2017년 8월에서 2018년 7월까지 단 1년간 축구장 100만개 넓이에 이르는 삼림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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