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눔의 화요일’ 올해 7년째… 작년 150개국 250만건 기부… 월드비전, 올해 규모 2배로
2018년 11월 27일 '기빙 튜즈데이' 홍보 로고.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주변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기부 캠페인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빙 튜즈데이’는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연휴 때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온라인 업체 할인 행사인 ‘사이버 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주 월요일)’ 등 상업적 쇼핑 시즌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탄생한 개념이다. 할인에 취해 물건만 사지 말고 나눔도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화요일을 ‘기부의 날’로 정한 것이다.

뉴욕의 비영리 문화단체 ‘92Y’가 2012년 시작해 올해 7년째를 맞은 ‘기빙 튜즈데이’ 캠페인은 2017년 150여개 국가에서 250만건이 넘는 기부를 이끌어냈다. 온라인 기부 금액만 3억달러(3,400억원)를 넘어섰다. 기빙 튜즈데이 창안자이자, 92Y의 대표인 헨리 팀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주의 유행의 정반대를 지향해 서로 나누며 세계에 이바지한다는 단순한 취지를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지난해의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기부가 진행됐다. CBS방송에 따르면 기부 활성화로 월드비전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0만달러어치 학용품, 가방 등을 불우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마릴리 던커 월드비전 대변인은 “미국과 전세계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돕겠다”고 밝혔다. 루얼린 존슨 구세군 뉴욕지부 개발대표는 “이번에 조성된 기부금은 내년 한해 진행할 방과후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일일돌봄센터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기빙 튜즈데이가 미국을 넘어 세계의 기부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방송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 등 국제적 유명인사들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기빙 튜즈데이’를 사용해 이벤트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보호 국제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의 소셜미디어 전략혁신을 담당하는 에토레 로세티는 “(기빙 튜즈데이가) 한 국가를 넘어서 국제적 기부의 날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단기간에 주목을 받으면서 기부행사를 지나치게 이벤트화 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미국 기부단체 평가기관 채리티내비게이터의 샌드라 미니우티 대변인은 “기부자가 일시적 감정에 좌우되지 말고, 고민을 거듭한 다음 꼭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금운동단체 ‘시프트’의 창시자 브레디 조지프슨은 행사 시점이 연말인 점이 아쉽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중 가장 기부가 빈번한 시기로 전체 기부 중 31%가 세금 감면 등을 노리고 이뤄진다”며 “블랙프라이데이 이후가 아니라 기부가 적은 봄이나 여름에 기부를 촉진하는 아이디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부를 가장한 사기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유명단체와 유사하게 이름만 살짝 바꾼 유령단체 명의로 기부를 유도해 12만5,000달러를 갈취한 사기꾼 4명이 미 법무부에 기소됐다”며 “기부 전에 단체 명과 기부 금액 등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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