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입주 예정인 서울 시내 새 아파트에 붙은 웃돈(전용면적 84㎡ 기준)이 평균 5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웃돈은 입주권 매매가격과 분양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서울 집값의 하락 조짐이 뚜렷한 와중에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셈이다.
28일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업체 ‘경제만랩’이 내달 입주가 진행되는 시내 7개 단지를 대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분양가와 입주권 거래가격(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기준)을 비교한 결과 이들 단지 내 전용면적 84㎡ 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7억3,450만원, 실거래가는 12억3,430만원으로 그 차액인 웃돈은 4억9,980만원이었다. 분석 대상은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 상도동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 파크 푸르지오’, 홍제동 ‘홍제원 푸르지오’,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다. 이들 단지가 대부분 2015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에 분양된 점을 감안하면 분양권 보유자는 2년 반~3년 만에 5억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곳은 헬리오시티다. 2015년 11월 분양한 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8억4,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입주권 거래가는 지난해 상반기 9억2,000만원, 올해 하반기 16억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분양가 대비 차액이 무려 7억6,000만원이다. 래미안 루체하임도 웃돈이 7억원에 달한다. 2016년 6월 평균 12억6,650만원에 분양됐지만 올해 하반기 실거래가는 분양가보다 6억8,350만원이 많은 19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재개발 등의 호재로 주목 받고 있는 동작구의 입주 물량에도 높은 웃돈이 붙었다. 상도동의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는 2016년 6월 분양 당시 가격이 7억1,000만원이었지만 올해 하반기엔 13억원에 팔리며 5억9,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같은 달 분양한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 역시 분양가(평균 7억1,000만원) 대비 5억원에 가까운 웃돈이 붙어 12억원에 거래됐다.
2016년 4월 분양한 서대문구 ‘홍제원 푸르지오’는 4억3,000만원,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는 3억원,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1억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서울 새 아파트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이유는 아파트 준공 물량 감소 등에 따라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3만8,482가구였던 서울의 아파트 준공실적은 2014년 3만9,325가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2만9,833가구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건설물량이 정점을 지나면서 향후 서울에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며 “여기에 시내 재건축 단지가 각종 규제에 묶여 투자 매력이 약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진 터라 투자 수요가 새 아파트로 몰리며 웃돈이 급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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