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급증하나 백신 20만원 상당 고가… “막대한 재정에 예방효과 낮아” 여당서 반대 
박구원 기자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대상포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정부가 나서 고령층의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 의원들도 나서 “노인들이 고가 백신 비용을 부담하기 힘든 만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와 시급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내년 예산 마련은 보류된 상태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48만3,533명 수준이던 대상포진 환자 수는 지난해 71만4,526명으로 47.8%나 증가했다. 특히 대상포진은 60~70대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병하는데, 인구 1,000명 당 대상포진 환자 수는 30대는 7.8명, 40는 10.2명 수준인 반면 50대에서 17.4명으로 늘고 60대 22.4명, 70대 21.8명으로 급증한다. 50대 이상 환자가 대상포진과 이후 신경통을 치료하는 데 쓰는 비용도 2015년 728억원에서 2016년 803억원, 지난해 851억원으로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은 누구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는 탓에 예방이 필요하고, 대상포진 백신 접종 비용이 15만~20만원을 오가는 고가이므로 노인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영국이나 독일, 캐나다 등은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는데, 영국은 2013년부터 70세를 대상으로 예방 접종을 지원해 3년 간 관찰한 결과 70대 대상포진 발병률이 33%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보건복지위는 최근 예산결사심사소위를 열어 내년부터 대상포진 백신을 NIP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가 불발됐다. 야당은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질병관리본부과 여당 측에선 대상포진 백신 관련 연구용역이 내년 6월 나오는 만큼 이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당국은 우선 백신의 예방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보류 이유로 꼽았다. 질본이 지난 7월 국회에 보고한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방안’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은 1회 접종 시 연령에 따라 50~60% 수준으로 발병이 감소한다. NIP 사업에 포함된 인플루엔자 백신은 예방효과가 70~90%에 이르고 홍역 백신은 93~97%에 달하는 것과대조된다. 소요 재정도 막대하다. 질본의 국회 업무보고 분석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을 65세 이상 노인에게 전수 지원할 경우 첫 해에 약 5,000억~7,000억원이 소요되고 이후로 매년 400억~600억원이 든다.

의료 현장이나 부모 사이에서 NIP 포함 요구가 큰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나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인 임산부 대상 백신의 경우 전염성도 높고 비용도 적게 드는 반면 대상포진의 전염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우선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당국의 고민거리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임산부의 경우 21억원 정도의 예산이면 지원확대가 가능하다. 예방접종 우선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질본 관계자는 “세부적인 비용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또 시행한다면 어느 연령층을 먼저 해야 되는지 등을 살피는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 의견수렴을 통해 사안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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