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로자 4명 의식 잃고 쓰러져
폐수 처리 과정에서 황화수소 유출 추정
부산의 한 폐수처리 업체에서 유독물질인 황화수소 가스가 다량 누출됐다.
28일 오후 1시 8분쯤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황화수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이모(52)씨 등 현장 근로자 3명과 회사 임원 임모(38)씨, 운전기사 2명, 옆 공장 근로자 1명 등 7명이 가스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해자 중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이씨 등 근로자 3명과 임원 임씨 등 4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뒤 맥박은 돌아왔지만 호흡을 산소마스크에 의존한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공장 건물 2층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발견 당시 별다른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 직원은 "사무실에 있는데 비명 소리와 함께 신고를 해달라는 말을 듣고 119에 신고한 뒤 현장에 가보니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작업자들이 외부에서 싣고 온 폐수를 차에서 내려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상 화학반응으로 황화수소가 발생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해 화학물질인 황화수소 가스를 마실 경우 구토나 어지러움, 호흡곤란ㆍ메스꺼움 같은 증세를 일으키고, 독성이 강해 고농도 가스를 많이 마시면 실신하거나 호흡 정지, 중추신경 마비, 질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사고가 난 업체는 환경부가 2013년 2월부터 3월까지 폐수처리 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특별점검에서 불소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이 적발돼 과태료 부과와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소방은 현장 목격자 등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업체 관계자를 불러 폐수처리 과정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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