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20대 청년이 목숨을 잃은 뒤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는 가운데, 법원이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을 선고해 눈총을 받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한정훈)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백모(37)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약 1㎞를 운전했다. 당시 백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5%로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다. 백씨는 또 음주상태에서 주행 중 다른 차를 들이 받아 해당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두 명에게 각각 전치 2주 상해를 입혔다.
1심 재판부는 백씨가 2007년과 2016년에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150만원,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던 전력을 언급하며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에 처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백씨가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사과한 점을 들어 형을 대폭 감량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의 음주운전에 기인하는 바 그 과실이 중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가 비교적 경미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들 전부와 합의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음주운전을 엄하게 보는 최근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이 정도면 집행유예가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피해자와의 합의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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