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 자택과 농성장을 28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은 김 대법원장을 직접 찾아가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40분부터 남씨의 강원 홍천군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오전에는 남씨의 대법원 앞 천막 농성장과 동서울종합터미널 내 물품보관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남씨의 휴대폰, 빈 시너 용기, 소송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남씨 휴대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에는 김 장관과 민 청장이 대법원을 방문해 김 대법원장을 면담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것이 개인이든 단체이든 법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저를 흔들고 우리 공동체가 쌓아 온 가치와 제도를 무너뜨리는 행위인 만큼 정부는 법과 질서를 견고히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 청장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미흡해서 국민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일선 법관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안타깝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하는 법관이나 직원들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전날 오전 9시8분쯤 대법원 앞에 정차한 김 대법원장의 출근 승용차에 시너가 든 500㎖ 페트병에 불을 붙여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홍천에서 돼지를 사육하던 남씨는 유기축산물부분친환경인증 재심사 탈락 뒤 정부 상대 민사소송에서 3심까지 모두 패소하자 3개월 전부터 1인 시위를 하다 앙심을 품고 이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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