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대형할인점 코스트코가 직수입해 판매한 베개 제품에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코스트코 코리아가 자체 회수 중인 ‘퓨어럭스 젤 메모리폼 베개’ 10개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그 중 4개에서 연간 내부 피폭선량이 1밀리시버트(1m㏜)를 초과했다고 28일 밝혔다.
각 베개별 피폭선량은 7.72, 3.71, 3.32, 1.65m㏜로 나타났다. 해당 베개 제품을 호흡기와의 거리가 2㎝ 되게 베고 매일 10시간씩 1년 동안(3,650시간) 사용했을 경우를 가정해 분석했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가공제품 사용자의 연간 방사선 피폭선량이 1m㏜를 넘으면 안 된다.
원안위는 이 베개 제품에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모나자이트 외에 또 다른 방사선 방출 원료가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모나자이트는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토륨이 약 1대 10 비율로 들어 있다. 이들이 붕괴하면서 방사성 기체인 라돈과 토론이 1대 10 정도 나오는데, 원안위 분석 결과 토론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라돈이나 토론이 내는 방사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오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원안위는 베개에 모나자이트 말고 어떤 원료가 더 들어갔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원료들을 파악하려면 제품을 태워 성분별 농도를 분석해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원료를 추적하기보다 소비자에게 알리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베개는 2017년 11월 13일부터 12월 6일까지 미국 업체 시노맥스(SINOMAX)로부터 총 1만4,080개 세트(1세트당 베개 2개)가 수입돼 올 4월까지 국내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됐다. 시노맥스의 생산 공장은 중국에 있다. 지난 8월 소비자의 신고로 이 베개의 라돈 검출 논란이 제기됐고, 코스트코는 자체 검사로 검출을 확인한 뒤 원안위에 신고하고 회수에 들어갔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금까지 3,600여개 세트가 회수됐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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