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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작가들에게 예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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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작가들에게 예술이란?

입력
2018.11.29 04:40
수정
2018.11.29 10: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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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새의 ‘다가오는 여자’. 학고재 제공
이은새의 ‘다가오는 여자’. 학고재 제공

#1. 단발 머리에 흰색 상의만 걸친 한 여성이 어정쩡한 자세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얼굴에 입과 코는 없지만 하얗게 빛나는 눈빛이 위협적이다. (이은새의 ‘다가오는 여자’)

#2. 붉은 폭풍우가 휘몰아치는듯한 바다 중앙에 작은 배가 표류해있다. 모든 것을 빨아 들일 듯한 긴장감이 느껴지지만 정작 배는 끄떡없어 보인다. (우정수의 ‘프로타고니스트_로즈핑크3’)

젊은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웠다. 30대 청년 작가가 해석한 시대의 풍경을 다루는 ‘모티프(동기)’ 전이 28일부터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다. 학고재는 꾸준히 활동해온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전을 2013년부터 매해 열고 있다. 올해는 5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38점을 선보인다.

올해는 ‘모티프’를 주제어로 작품을 한데 모았다. ‘왜 예술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둘러싼 작가들의 생생한 고민이 묻어난다. 이은새(31) 작가는 눈 부위가 훼손된 정치인의 포스터를 소재로 했다. 이 작가는 “누군가 혐오의 대상으로 그의 눈을 뚫어놨는데, 그 포스터는 마치 포스터 안의 인물이 대중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예술은 내가 직접 목격한 사건이나 인물을 다시 재현해 대상과 주체를 바꿔보려는 행위”라고 했다.

이희준의 ‘어 쉐이프 오브 테이스트 No.101’. 학고재 제공
이희준의 ‘어 쉐이프 오브 테이스트 No.101’. 학고재 제공

‘어 쉐이프 오브 테이스트’ 연작을 선보이는 이희준(30) 작가는 시대와 목적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에 주목했다. 그는 “몇 년 새 오래된 주택을 예쁘게 바꿔 카페나 상업공간으로 활용하는 장소가 많이 눈에 띄었다”며 “삶 주변을 둘러싼 풍경을 포착해 예술로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집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곳의 벽이나 구석을 사진으로 찍은 뒤 이를 크게 확대한 단면을 다시 회화로 그린다. 노랑, 연한 갈색, 청색, 감색 등 고운 평면의 색들이 겹겹이 쌓였다.

우정수의 ‘프로타고니스트_로즈핑크3’. 학고재 제공
우정수의 ‘프로타고니스트_로즈핑크3’. 학고재 제공


이밖에 서른 일곱 동갑내기 듀오 노윤희ㆍ정현석으로 구성된 로와정은 다양한 관계를 탐구한 작품을, 배혜윰(31)은 찢은 색종이를 연상시키며 회화의 딜레마를 시각화한 작품을, 우정수(32)는 현실 사회와 인간 삶의 모습을 고찰한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우정우 학고재갤러리 실장은 “1980년대 출생 작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문화적 격변시기를 경험했을 것”이라며 “동시대를 면밀하게 관찰해 작업에 투영한 작품들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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