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빚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의 부모가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온라인 상에 게재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크로닷, 도끼, 비, 마마무 휘인, 차예련까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들은 각자의 SNS 또는 소속사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히며 사건을 진화하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사기를 저지르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고,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마이크로닷 측은 21일 "저희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 아들로서,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도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의혹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측은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 요청을 결정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마이크로닷 측은 현재 출연 중인 채널A '도시어부', JTBC '날 보러 와요',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한다는 내용의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26일에는 도끼의 어머니가 중학교 동창에게 1천만원을 빌려 갚지 않고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도끼는 직접 인스타라이브 생방송을 켜고 "엄마는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잠적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생방송 중 일부 발언이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도끼는 27일 "어제 밤 이후 피해자 분과 연락이 닿아서 서로 오해했던 부분들을 풀었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피해자분에게 변제하기로 했으며, 최종적으로 오늘 원만히 합의하게 됐다"면서 정리된 상황을 알렸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는 비의 부모가 30여년 전 2500만원을 빌려 갚지 않았다는 글도 게재됐다. 이에 비의 아버지와 소속사 대표는 피해 당사자와 직접 만났다. 비 측은 28일 오전 공식입장을 내고 "만난 자리에서 차용증은 없었으며, 약속어음 원본도 확인하지 못했고, 해당 장부 또한 집에 있다며 확인 받지 못했다. 상대 측이 주장하는 채무 금액에 대해 공정한 확인 절차를 통해 비 본인이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 측은 "피해 주장 당사자 분들은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과 1억 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 소속 아티스트(비) 및 그의 가족의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민·형사상의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휘인도 아버지의 빚 때문에 논란에 직면했다. 이에 소속사를 통해 휘인은 "친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등한시했다. 때문에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리는 등 가정은 늘 위태로웠다. 친아버지가 어디에 사시고, 무슨 일을 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서도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마마무 멤버들에게도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것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28일에는 차예련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의 빚에 대해 사과하며 "열아홉 살 이후 15년 동안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10년 간 빚을 갚기 위해 저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가정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차예련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기사에 나온 내용이 맞다. 추가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연예인이 당사자가 아닌 사건인 만큼 빚 만큼이나 해명에 대한 태도에 네티즌들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크로닷은 의혹이 처음 제기된 당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으로 더 큰 비판을 받았고, 도끼는 인스타라이브에서 "천 만원은 내 한달 밥값"이라는 발언으로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도 도끼와 비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피해자와 만났고, 도의적인 책임과 변제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연예인이 억울하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휘인과 차예련의 경우, 부모가 이혼해 오랜 시간 연이 끊긴 아버지의 빚으로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휘인은 사과했고, 차예련은 빚을 대신 갚고 있었다고 밝혀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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