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락세 틈타 민심 공략… 광주형 일자리 중재안 제시도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26, 27일 호남을 찾아 정부 역점 사업인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총선 당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 시절 위상을 되찾겠다는 듯 지역 민심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세에 접어든 적시에 낙향해 과거 지지세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날 전북에서 호남 민생 행보에 돌입한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날 광주 완성차공장 부지인 전남 함평군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서 광주형 일자리 해법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이 공모형 일자리로 전환하겠다고 거론한 것은 아주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광주형 일자리는 이번에 성사돼야 한다. 바른미래당도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바른미래당은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사업 성공을 위해 노사 양측의 제안을 절충한 ‘3년간 임금협상 유예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12일 울산을 시작으로 현장 최고위를 연 당 지도부는 이번 호남 방문에 유일하게 이틀간의 일정을 할애했다. 바른미래당이 다시 호남에 당력을 쏟는 것은 호남 민심을 되찾지 못하는 한 지지율 반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0~22일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광주ㆍ전라 지역의 당 지지율은 고작 2%에 그쳤다. 전신인 국민의당이 20대 총선 때 얻은 정당득표율(26.74%)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데다, 정의당(13%)이나 자유한국당(3%)보다도 밑도는 수치다. 바른정당과 합당과정에서 분당된 민주평화당의 지지율이 5%라는 점은 특히 뼈아픈 대목이다.
이런 절박함 때문인 듯 손 대표는 일정 내내 “호남은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손 대표는 “호남이 없는 야당은 생각할 수 없다. 호남은 야당의 핵심”이라면서 “바른미래당이 통합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제대로 존중하지 못한 점을 당대표로서 사죄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내부에선 손 대표와 당의 호소에 현지 민심이 응답해 줄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광주가 지역구인 김동철 의원은 “문재인의 시간’이 서서히 가면서 우리 지역 당원들도 차츰 자신감을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관계자는 “다당제를 투표로 만들어준 곳이 호남”이라며 “중도개혁 정당으로 흔들리지 않고 간다면 호남지지율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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