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7일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취임 전 태양광발전업체를 운영한 전력이 논란이 일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최 사장은 전날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직 의사를 밝혔고 이날 의원면직 처리됐다. 지난 2월 취임한 지 9개월 만의 중도하차다.
최 전 사장은 태양광발전 관련 사업체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드러나며 업무 수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공사 관할 저수지에 수상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시설을 역점 추진해온 최 전 사장은 아들과 측근이 관련 사업체인 Y에너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사장이 지난 2016년 5월 전력ㆍ통신기기류 판매업체로 세운 이 회사는 지난해 태양광 발전업을 신규 업종으로 추가했다. 최 전 사장은 이에 대해 “Y에너지는 축사 지붕 태양광 설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업종을 추가한 것”이라며 “공사의 수상 태양광 사업에는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한 바도 없다”고 적극 반박했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농어촌공사의 태양광발전시설설치사업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22년까지 수상 태양광 5조3,000억원, 육상 태양광 2조1,000억원 등 태양광발전시설설치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농어촌공사 전체 예산(2018년 기준 3조9,00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재생에너지사업을 담당했던 부서도 3개 부서에서 4개 부서로 확대 개편했다.
농어촌공사는 최 전 사장의 사퇴 이후 태양광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영선 농어촌공사 홍보실장은 “7조원 규모의 마스터플랜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수립된 바 없다”며 “신임 사장이 부임하면 기존 사업 계획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