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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만남 앞두고 트럼프-시진핑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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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만남 앞두고 트럼프-시진핑 샅바싸움

입력
2018.11.27 17:17
수정
2018.11.27 19: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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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뉴시스

내달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담판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상대를 의식한 기선잡기 경쟁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중국을 압박했고, 시 주석은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거듭 강조하며 내부 기강잡기에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예고한 대로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약 225조9,400억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나머지 2,670억달러(약 301조6,300억원)어치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중국은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우리를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8월 500억달러(약 56조4,850억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2,000억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내년 1월부터 이를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나머지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또는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율 인상을 보류해달라는) 중국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유일한 합의는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에서 생산된 애플 제품과 관련해 “10% 관세를 매길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그 정도는 쉽게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 주석은 27일 해외순방에 나서기 전 내부 기강잡기에 힘을 쏟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당이 인민을 결집해 2개 100년(창당 100주년ㆍ신중국 성립 100주년)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려면 신시대 당의 노선을 전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도덕적 기준을 엄격히 하고 인재를 공정하게 등용하며, 충성심 있고 청렴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간부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간부들이 많은 시간과 힘을 소모하는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면서 “당 중앙은 각 부처에 이런 문제를 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자신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노선을 반복해 강조한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내부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통상 갈등과 관련한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이는 실제적인 무역전쟁의 종식이라기 보다 일시적 휴전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를 감안해 자신의 정책 노선에 반기를 들 경우 엄정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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