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물리ㆍ천문학부 명예교수
대통령의 임명 절차만 남겨둬
/그림 1 오세정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명예교수. 연합뉴스
위기에 빠진 서울대를 구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중도 사퇴하고 총장 선거에 뛰어든 오세정(65)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명예교수가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으로, 대통령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어 특별한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총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27일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무기명 투표를 실시, 오 명예교수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 명예교수는 경쟁자인 이우일(64)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60) 사회학과 교수를 제치고 6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 뒤 이르면 연말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한다.
오 명예교수는 이사회 선출 직후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아 있어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며 “이사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반응엔 사연이 있다. 사실 오 명예교수는 2014년 두 번째 도전 당시 교내 투표에서 종합 1위를 하고도, 최종 결정권이 있는 이사회가 득표 2위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낙점하면서 꿈이 좌절된 바 있다.
오 명예교수가 최종 임명되면 13대(1975~79년) 윤천주 전 총장 이후 두 번째 국회의원 출신 서울대 총장이 된다. 오 명예교수는 2016년 총선에서 현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됐다. 당시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과학분야 전문인재로 영입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의원 시절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간사, 교육위원회 간사 등을 맡았다. 그러던 7월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자던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가 성희롱 의혹으로 사퇴한 뒤 재선거 절차에 돌입하자 ‘서울대 위기를 수습하겠다’고 의원직을 던졌다. “국회에서 바로 서울대 총장으로 가면 학교가 정치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오 명예교수는 “국회 경험 덕에 어떻게 법안이 통과되고 예산이 결정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응수했다.
오 명예교수는 서울대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서울대는 현재 5개월째 총장 공석 상태다. 오 명예교수는 지난달 26일 공개 소견발표회에서 “서울대 상황이 평시가 아니라 상당히 위기”라며 “위기를 잘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총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인화 제자리 찾기 △법인 서울대 걸맞은 재정 확보 △서울대 공공성 회복 등이 주요 공약이다.
오 명예교수는 1971년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4~2016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연구재단 이사장(2011년), 기초과학연구원장(2011~2014년) 등을 지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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