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5개월여간의 잠행을 깨고 공식활동을 재개한다. 정기국회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유력 정치인으로서 대중과의 소통에 나선다는 차원이다.
활동을 재개하는 유 전 대표의 접점은 일단 청년이다. 유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7일 “유 전 대표가 28일과 29일 이화여대와 연세대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다”며 “강연 내용은 유 전 대표가 직접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특강 주제로 ‘시장과 국가 그리고 정치’ 및 ‘경제성장의 리더십’ 등 자신의 전문분야인 경제 문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대표는 다음 달 초에도 1, 2곳의 대학에서 추가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유 전 대표가 강연 정치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나 다름 없다. 유 전 대표 측에서는 “강연 과정에서 학생들의 질문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현실 정치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그간 국회 상임위 활동을 이어 가면서, 난치병 환우를 위한 자선활동 등을 측근인 지상욱 의원과 함께 하기도 했다. 또 지난주에는 한국-아일랜드간 의원친선협회 회장 자격으로 아일랜드를 다녀왔다. 일상적인 의정활동을 해 나가면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에 정치권 특히 보수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때와 현재의 상황을 비교하면 유 전 대표가 개혁보수라는 가치를 내걸고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여의도 정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 전 대표와 한배를 탔던 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탈당 시기를 가늠하는 등 유 전 대표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유 전 대표가 일단 시동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오를 시점을 조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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