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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시승기]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 인제스피디움에서 주행 실력을 점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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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시승기]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 인제스피디움에서 주행 실력을 점검하다

입력
2018.11.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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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인제스피디움을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달렸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인제스피디움을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달렸다.

이제는 정말 다운사이징의 시대다

각 국의 정부는 그리 멀지 않는 시기를 지정하고, '강력한 배출 가스 규제'를 선포했다. 이에 각 브랜드들은 각자의 터보 기술을 비롯해 자사의 다양한 다운사이징 노하우를 과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기량은 이제 차량의 체급을 정의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중형 세단에게 있어 3기통, 1.35L의 배기량은 확실히 작게 느껴진다. 게다가 그 대상이 여느 중형 세단은 물론이고 대형 세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체격을 갖춘 ‘더 뉴 말리부’ E-터보라면 더욱 작고, 또 놀랍게 느껴진다.

다운사이징의 기수가 된 쉐보레 더 뉴 말리부

26일, 한국지엠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1.35L 배기량의 E-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손질한 ‘더 뉴 말리부’의 출시와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이렇게 되니 한국지엠과 쉐보레 더 뉴 말리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다운사이징의 트렌드를 이끄는 기수라도 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지엠은 지난 8세대 말리부에서는 ‘다운사이징’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9세대, 그리고 9세대의 부분 변경인 이번 더 뉴 말리부를 통해서는 연이어 다운사이징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1.35L 터보 엔진은 이러한 한국지엠의 ‘의지’를 가장 쉽게 드러내는 한 장면이다.

더 뉴 말리부 E-터보,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더 뉴 말리부 E-파워의 테스트 무대는 바로 강원도에 위치한 서킷, ‘인제스피디움’이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은 국내에서 인제스피디움은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드라이버들도 적응에 애를 먹는 높은 고저 차이와 차량과 드라이버의 숙련을 요하는 테크니컬한 레이아웃을 가진 서킷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제스피디움’을 테스트 무대로 삼는다는 것 자체로도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달리기 실력’이 꽤나 인상적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주행에서는 인스트럭터의 리드에 따라 서킷을 달린 만큼 더 뉴 말리부 E-터보가 가진 100%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기량’을 확인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대담한 존재, 더 뉴 말리부

서킷을 달리기 전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외형을 살펴보았다. 4,93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1,855mm의 넓은 전폭, 1,465mm의 전고는 ‘당당한 중형 세단’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서킷을 달리기엔 다소 크게 느껴지는 차체로 인해 서킷에서의 거동이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지 걱정이었다.

외형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이목을 끌긴 충분하다. 기존의 날렵한 헤드라이트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듀얼 포트 프론트 그릴은 더욱 강조되어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여기에 전면 범퍼 하단 좌우에 배치된 주간주행등의 형태를 새롭게 다듬어 ‘울상’이었건 기존의 얼굴 대신 ‘웃는 얼굴’을 앞세우게 되었다.

측면의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9세대 말리부 고유의 볼륨감이 느껴지면서도 매끄러운 실루엣은 경쟁 모델 사이에서도 말리부를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A 필러부터 루프를 거쳐 마치 패스트백 세단처럼 다듬은 그 모습은 트렌디하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LED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중후한 느낌 대신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기존의 것도 특별히 아쉽다는 생각이 없었던 만큼 ‘페이스 리프트’라는 개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옆으로 누워있는 Y의 형상이 어둠 속에서는 꽤나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핀 포인트 체인지

쉐보레 더 뉴 말리부가 이번 데뷔에 위해 외형의 변화에 많은 신경을 써서 그런지 실내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대신 그 동안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자아냈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대대적으로 손질한 것이 인상적이다.

먼저 계기판의 경우 아날로그 타입의 클러스터를 좌우로 두고 중앙에 8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배치했다. 이를 통해 속도 및 주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표기하는데, 전체적으로 3-서클 클러스터의 형태를 갖춰 시각적인 안정감을 자아낸다. 게다가 기존 말리부 대비 한층 높아진 시인성 덕분에 계기판에 대한 만족감이 무척 뛰어났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먼저 터치감이나 해상도도 우수하지만 그래픽 테마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비유를 하자면 심플하게 잘 다듬은 iOS의 아이콘팩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의 그래픽도 훨씬 만족스럽고, 터치 시 느껴지는 감각 등도 만족스럽다. 이외에도 우수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 뉴 말리부의 실내 공간은 의구심은 필요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2,83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덕에 1열 공간과 2열 공간 모두 넉넉하다. 여기에 1열 시트의 경우에는 체형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착좌감을 연출한다. 게다가 매끄럽게 다듬어진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2열 탑승자 또한 넉넉한 헤드룸을 경험할 수 있다.

드라이빙에 앞서.. GM이 그리는 미래

몇 년 전, GM은 미래 전략 중 하나로 VSS(Vehicle Set Strategy)과 CSS(Cylinder Set Strategy) 그리고 GSS(transmission Gear Set Strategy)를 앞세웠다. 세 가지 전략은 모두 개별적인 상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결국 전체적인 방향성에서는 ‘모듈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하여 더욱 매력적인 제품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이 중 엔진의 개발에 관련된 CSS는 향후 GM이 개발하고 적용할 엔진들의 ‘기준 규격 실린더’의 크기를 지정하고 이를 복수로 묶는 ‘세트’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더욱 컴팩트한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는 물론이고 흡배기 구조의 최적화를 통해 만족감 높은 다운사이징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등장한 1.35L E-터보 엔진은 447cc의 실린더 3개를 묶어 1,341cc의 배기량을 갖췄으며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최고 출력은 156마력으로 기존 1.5L 에코텍 터보 엔진을 완벽히 대체하며 토크 역시 24.1kg.m를 확보했다. 여기에 룩 체인 방식을 적용한 CVT를 조합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E-터보 엔진과 CVT의 조합은 리터 당 14.2km라는 우수한 복합 연비(16, 17인치 기준 / 19인치 기준 13.3km/L)를 구현하게 되었으며 국내 시장에서는 자동차세 부담 및 ‘제3종 저공해차량’의 혜택을 확보했다.

기대 이상의 페이스로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다

본격적인 서킷 주행을 앞두고 헬멧을 쓰고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시트에 앉았다. 말리부 고유의 그 범위가 큰 틸팅 및 텔레스코픽 기능에 만족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날렵한 실루엣이지만 주행 시야는 상당히 넓은 편이라 차량이 익숙하지 않은 이라도 시야 확보엔 무리가 없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인스트럭터의 리드에 따라 코스로 진입했고, 인제스디움의 고저차, 테크니컬한 코너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출력에 대한 놀라움을 느꼈다. 출력 자체는 156마력으로 기존의 1.5L 터보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 불구하고 배기량도 작고, 또 토크가 약간 낮은 편이라 가속력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서킷을 달리기 시작하자 출력에 대한 부담은 결코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절대적인 출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서킷을 무대로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가속력을 선보였다. 게다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CVT의 존재 때문일까? 오르막 구간이나 코너 후 재가속 상황에서도 출력을 온전히 전달하며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연이어 선사했다.

엔진의 RPM이 치솟을 때의 독특한 사운드가 귀를 살짝 간지럽게 만들지만 엑셀러레이터 페작 조작에 대한 반응성이나 출력의 전개, 그리고 세밀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터보 랙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크지 않다는 점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사실 서킷 주행을 나서기 전 2.0 터보가 아닌 E-터보로 서킷을 달린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었지만 달리기 시작과 동시에 ‘왜 한국지엠이 E-터보 사양으로 서킷 주행을 준비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변속기 또한 제 몫을 다한다. 저속부터 출력의 전개에 있어 ‘손실’이 크지 않게 느껴진다. 여기에 고속에서는 최적 RPM 및 드라이빙의 감성을 살리는 특유의 변속감을 살리며 드라이빙의 재미를 살리는 모습이었다. 시승을 하며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CVT 외에 이렇게 만족감이 높은 CVT가 있었는지 기억을 되새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드라이빙에 있어서는 언더스티어 성향이었던 기존의 말리부를 조금 더 뉴트럴하고 경쾌하게 다듬었다는 느낌이다. 조향에 대한 반응을 조금 더 가볍게 풀어내고, 코너를 파고드는 속도를 조금 더 끌어 올린 느낌이다. 다만 그런 연출임에도 이질감이 느껴지거나 챠량이 무리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코너를 파고든다는 느낌이 들어 그 만족감이 높다.

물론 레이아웃의 특성 상 전륜의 특징은 있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전후 밸런스도 안정적이라 코너를 과감히 파고들거나 또 빠져나올 때 전륜구동 특유의 버벅거림이나 ‘후륜이 질질 끌리는 듯한’ 모습은 쉽게 느껴지지 않아 더욱 즐거웠다.

여기에 하체의 셋업도 개량을 거쳐 매력을 더한다. 코너링 한계는 분명 이전과 다름이 없거나 조금 더 개선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막상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건 더욱 능숙해졌다. 일부 과도한 충격은 다소 건조하게 받아내는 건 사실이지만 서킷을 달리며 경험하게 되는 연석 등은 탑승자에게 ‘불쾌한 충격’으로 느껴지지 못할 정도였다.

카레이서들도 인정한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매력

서킷 주행을 마치고 난 후 리드를 잡은 김선진 리드 인스트럭터와 잠시 더 뉴 말리부 E-터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35L 터보 엔진은 물론이고 변속기와 하체 셋업에 대해 만족스러운 평가가 오갔다. 특히 CVT는 운전의 재미와 출력의 전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하체는 여유롭지만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좋은점: 1.5 터보보다 더 매력적인 E-터보, 그리고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들

아쉬운점: 절대적인 출력에 대한 갈증, 그리고 브랜드와 말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

한국지엠이 가진 최고의 무기, 더 뉴 말리부 E-터보

정말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현재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모델 중 가장 매력적이고, 동급의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존재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 되어버린 ‘다운사이징’의 트렌드에도 가장 최적화된 모델이라 생각이 든다. 국내 소비자들 중 일부는 새로운 기술 및 변화를 받아드리기 보다는 ‘배기량=차량의 절대적 가치’라는 전통적인 가치관에 빠져있고, 또 브랜드의 부정적인 평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렇기에 한국지엠에게 있어 이번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성공은 무척 절실하고, 브랜드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사진: 김학수 기자, 한국지엠,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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