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자격으로 처음으로 베이징대서 연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연설을 가졌다. 박 시장은 “도시는 미래 평화와 번영의 프로세스를 시민의 일상 속에서 실현할 주체”라고 정의하며 서울시와 베이징시 간 한 단계 더 높은 협력모델 추구를 제안했다. 베이징대는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등 중국 주요 리더들을 배출한 최고 명문대학으로 1,000명이 넘는 한국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박 시장은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와 서울-베이징 자매결연 25주년 행사 참석 차 2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서울시장이 베이징대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베이징대 옌징(燕京)학당에서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 도시에서 찾다’란 주제 연설을한 박 시장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 대기오염, 도시 난개발과 같은 문제들은 서울과 베이징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이자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보편적 도전 과제들을 서울시와 베이징시가 함께 선도해 해결함으로써 세계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공통된 삶의 질 하락에 처한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주체로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박 시장은 △기후변화 대응 △도시재생 △혁신과 소통의 행정 △청년 정책 등 서울시 행정을 예로 들며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방정부의 구체적이고 현장 중심의 노력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서울과 베이징은 서로에게 창과 거울”(서로를 들여다보는 창문과 거울 같은 관계라는 의미)이라는 표현으로 두 도시의 친밀함을 강조했다. 그는 “2019년은 한국의 독립을 이끈 3ㆍ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자 중국 현대화를 이끈 5ㆍ4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한국과 중국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연설에 앞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 창업거리를 찾은 박 시장은 “해외 인재들이 서울에서 창업할 수 있게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창업하는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형식으로 주거 지원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베이징시는 이날 두 시도 환경보호 전문연구원이 참여한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연구단’을 발족시켰다. 박 시장은 27일 리커창 총리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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