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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전해졌던 그 문물… 대초원의 황금 유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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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전해졌던 그 문물… 대초원의 황금 유물을 만나다

입력
2018.11.26 17:24
수정
2018.11.26 18:5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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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전시 

 카자흐 정부 주관으로 각국 순회 

 유명한 황금인간 등 450점 공개 

 경주 출토 계림로 보검도 선봬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언론 공개회에서 키말 아키쉐프 고고학연구소의 합둘리나 마랄 소장이 전시품 ‘황금인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언론 공개회에서 키말 아키쉐프 고고학연구소의 합둘리나 마랄 소장이 전시품 ‘황금인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1973년 경북 경주 계림로 14호분에서 출토된 계림로 보검(보물 제635호)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몸체에 붉은 보석과 유리가 장식돼 있다. 화려한 이 유물은 5~6세기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신라 자체에서 만들어진 보검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신라 고분에서 출토되는 검은 한쪽에만 날이 있는데, 계림로 보검은 양날을 지녔다. 신라 금제품의 구리 함량이 1% 미만인 반면 계림로 보검은 3~3.3%로 나타났다.

보검의 비밀을 풀 열쇠는 카자흐스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 보로보예에서 보검의 장식과 유사한 형태의 유물이 발견된 것이다. 같은 형식의 유물이 키질 석굴 69호 벽화, 아프라시압 벽화 등에서도 나타났다. 계림로 보검은 1,500년 전 광활한 초원을 거쳐 신라로 전해진, 문물 교류의 증거였다.

경북 경주 계림로 14호 무덤에서 출토된 보물 제635호 계림로 보검. 초원길을 따라 신라로 전해진 동서 문물 교류의 대표적 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경북 경주 계림로 14호 무덤에서 출토된 보물 제635호 계림로 보검. 초원길을 따라 신라로 전해진 동서 문물 교류의 대표적 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카자흐스탄 국가의 상징으로 이식 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 재현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카자흐스탄 국가의 상징으로 이식 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 재현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카자흐스탄 유물 '산과 표범 모양 장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카자흐스탄 유물 '산과 표범 모양 장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은 27일부터 내년 2월 21일까지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을 열고 계림로 보검을 포함한 카자흐스탄의 문화재를 전시한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카자흐스탄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전시품 450여점이 3부로 나뉘어 공개된다. 2009년 ‘동서 문명의 십자로-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에 이어 9년 만에 개최하는 서(西)투르키스탄 지역 관련 특별전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은 북부에 드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어 유목민들의 활동 무대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변방의 사람들이 이룩한 대초원의 문명, 정착과 이동을 반복한 삶, 화려한 황금 문명 등을 조명한다.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에서 주관하는 순회전시다. 지난해 12월부터 벨라루스,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중국, 폴란드에서 전시돼 호평 받았다. 카자흐스탄의 상징으로 이식 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을 비롯해 탈디, 탁사이, 사이람 등 유적지에서 출토된 황금 문화재가 공개된다.

제1부 ‘대초원 문명, 황금으로 빛나다’에서 공개되는 ‘황금인간’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 장식으로 치장한 ‘황금인간’은 1969년 아키셰프가 발굴한 고분 이식 쿠르간에서 발견된 인골을 재현한 작품이다. 발견된 인골은 사망 당시 15~18세로 키 168㎝ 남성으로 추정된다.

전시에 앞서 26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카자흐스탄 키말 아키셰프 고고학연구소의 합둘리나 마랄 소장은 “권력을 상징하는 끝이 뾰족한 모자를 썼고, 태양빛을 뜻하는 붉은색으로 치장했다”며 “인골은 통치자나 사카족 전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민족간 동서양 문화가 어떻게 전파, 변용됐는지를 확인한다. 스키토-시베리아 양식의 쿠르간 출토 ‘동물모양 마구’를 중심으로 옛사람들의 종교 관념이 반영된 ‘동물 머리 장식 제단’, ‘튀르크인 조각상’ 등을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전통카펫 ‘시르마크’, 옛 악기 ‘돔브라’ 등 유목민의 애환이 서린 중앙유라시아 보물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 신라도 ‘황금의 나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시베리아 황금의 나라가 극동 황금의 나라로 온 전시”라며 “우리 문화 속에 있는 시베리아 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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