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자 복직 단식 농성 돌입 등
노ㆍ정관계 악화에 제각각 목소리
노ㆍ정 관계가 악화되면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노동계의 각개전투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청와대 광장은 비정규직과 해고 공무원 등 노동단체들이 제각각 쏟아내는 요구 목소리로 연일 뒤덮이는 양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로 구성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26일 오후 1시 서울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공공ㆍ민간 부분 비정규직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 간의 면담을 요구한다. 기자회견에서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비정규직 이영수씨는 “한국지엠이 올해 12월31일자로 하청업체 노동자 114명에 대해 해고 예고 통보를 했다”며 “이미 법원이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사실조차 집행을 미루는 것이 이 정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하고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탓에 무방비로 해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비정규직 기자회견이 끝나자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곧바로 바통을 이어 받아 ‘해직자 원직복직 쟁취! 공무원노조 위원장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4년 총파업으로 해직된 조합원 136명의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 1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공노는 이날부터 김주업 노조위원장이 단식에 들어가며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청와대 앞에서는 이미 또 다른 단식 농성이 진행 중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잡월드분회는 지난 21일부터 조합원 40여명이 집단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25일까지 10명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한다. 잡월드 소속 비정규직 강사들은 자회사 간접고용이 아닌 본사 직접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장외 투쟁은 정부부처와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민주일반연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훈 민중당 의원 등과 공동으로 ‘현대중공업 노조 무력화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요구하는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은 최근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의제로 올라 있지 않아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choikk99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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