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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퐁(11.29)

입력
2018.11.29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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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케이드 게임 '퐁'이 1972년 11월 29일 출시됐다.
최초의 아케이드 게임 '퐁'이 1972년 11월 29일 출시됐다.

전자공학자 겸 게임 업체 ‘아타리(Arari)의 창업자 놀런 부슈넬(Nolan Bushnell)이 기획한 최초의 아케이드 비디오게임 ‘퐁(Pong)’이 1972년 11월 29일 출시됐다. 모니터상의 라켓 바를 조작해 공을 주고받으며 먼저 11점을 얻는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게임. 이 단순한 2차원 게임은 당시 술집에 흔하던 핀볼게임기 처럼 콘솔 형태 게임기로 출시, 대당 1,200달러에 불티나게 팔리며 아케이드 게임시장을 창조했다.

앞서 72년 5월 선구적 아케이드 게임업체인 마그나복스가 게임박스 ‘오디세이’ 시연회를 가졌다. 그중 하나가 탁구였다. 부쉬넬은 전자ㆍ컴퓨터 기술자 앨런 알콘에게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의 탁구게임 업그레이드 버전을 주문했다. 라켓을 8등분 해 부위별로 공을 튕겨 내는 각도를 다르게 하고, 랠리가 이어질수록 공이 빨라지게 했다. 게임 중간중간 관중의 환호성과 야유 같은 음향효과도 삽입했다.

인기를 끈 2인용 게임 퐁은 라켓을 늘려 4인용(퐁 더블), 장애물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한 ‘슈퍼퐁’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됐고, 7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100달러의 소형 가정용 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벽돌깨기’라 불리는 ‘브레이크아웃’도 아타리가 ‘퐁’을 응용해 76년 출시한 명품 아케이드 게임으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타이토의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더불어 사람이 기계를 상대로 혼자 즐길 수 있는 게임 시대를 열었다.

부슈넬은 78년 투자사인 워너커뮤니케이션스와의 불화 끝에, 일정 기간 게임시장에 다시 진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회사 지분을 넘겼고, 이듬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어린이 놀이방을 겸한 피자 체인점 ‘처키 치즈스 피자타임 극장(Chuck E. Cheese’s Pizza Time Theater)을 창업해 또 한 차례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비디오게임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뉴스위크 선정 ‘미국을 바꾼 50인’에 꼽혔다. 2012년에는 교육소프트웨어 회사 ‘브레인러시(Brainrush)’를 창립했다.

“배우기는 쉽게, 끝내기는 어렵게”란 말은 ‘부슈넬의 법칙’이라 불리는 게임업계의 금언이다. 그건 게임뿐 아니라 모든 중독의 원리이기도 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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