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금리 1%보다 세율 1%에 민감해야… 3000만원 낼 걸 7억원 나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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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금리 1%보다 세율 1%에 민감해야… 3000만원 낼 걸 7억원 나오기도”

입력
2018.1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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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원종훈 KB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2주택자 보유한 오피스텔 

 주거로 구분 땐 3주택자 취급 

원종훈 KB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이 16일 서울 강남구 KB자산관리자문센터에서 절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원 팀장은 "역설적이게도 절세를 위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죽음과 세금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게 바로 이 두 가지라는 뜻도 된다. 다행히 세금은 완전히 피할 순 없어도 아는 만큼 줄일 순 있다. ‘재테크의 기본은 절세(節稅)’인 이유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저금리 시대인데다가 부동산과 주식 시장마저 동반 하락하며 공격적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재테크보다는 세금 누수를 막는 ‘세테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원종훈(47) KB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지난 1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1%보다 세율 1%에 더 민감해져야 한다”며 “세금에 대한 투자야 말로 적은 비용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세금을 막고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원 팀장은 2001년 우리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사업 진출을 위해 단 한 명의 자산관리 세무사를 뽑을 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행했다. 탁월한 능력이 입소문을 타며 2005년 KB국민은행으로 스카우트 됐고, 지난해 2월부터는 KB금융이 고품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시킨 자산관리 자문조직인 WM스타자문단에서 세무 분야를 이끌고 있다. 자산관리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라면 그의 세무 강의를 반드시 거쳐야 할 만큼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원 팀장을 만나 절세 전략을 물었다.

-절세가 왜 중요한가.

“절세에 대해 늘 염두에 두지 않으면 자칫 한 순간 판단의 실수로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을 부담할 수도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8ㆍ2대책, 올해 9ㆍ13 대책 발표 이후 절세의 중요성이 한 층 높아졌다. 일례로 최근 고가주택을 판 A씨의 경우 매매과정에서 1주택으로 비과세를 인정받았다면 3,000여만원이면 됐을 세금이 7억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이 최근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1주택을 보유한 세대가 새로운 주택을 구입해 2주택이 된 경우 일반적으로 유예기간 3년(9ㆍ13 대책 발표 후 조정대상 지역에서 구입한 주택은 2년) 안에 기존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세가 비과세될 수 있다. 고가주택(양도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이라도 1주택이기만 하면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효과로 양도소득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15년간 강남구에 아파트 한 채만 보유했던 A씨는 지난해 다른 구에 아파트 한 채를 추가 구입하면서 강남 아파트를 2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유예기간 3년 안에 매각해야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A씨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오피스텔이었다. 그 동안 업무용이라고 생각했던 오피스텔이 주택으로 구분되면서 3주택 보유자로 구분됐다. A씨는 업무용으로 임대했을 뿐 아니라 일반과세자로 사업자등록까지 낸 상태였다. 그러나 세입자가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주소지를 옮겨 놓으면서 집주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택’으로 구분됐다. 결국 일시적 2주택인줄 알고 유예기간 중 매각을 했는데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건물이 주택으로 구분되는 바람에 오히려 3주택 중과세를 맞게 것이다.”

-3주택자로 간주될 때 세율은.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3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기본세율(6~42%)에 20%포인트가 가산된다. 결국 최저 세율이 26%, 최고세율이 62%까지 치솟게 된다. 지방소득세율까지 포함하면 실질 부담은 68.2%로 상승한다. 차익의 3분의2가 세금으로 나가는 셈이다. 세금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상당히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A씨도 매각 전 이런 부분을 알아본 뒤 일반과세자를 폐업하고 오피스텔을 임대주택으로 등록만 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이미 상담을 왔을 때는 상황이 종료된 상태였다. 임대주택 등록 요건(임대 개시 당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을 갖추기만 하면 오피스텔이든 아파트든 상관없이 주택 수에 포함을 안 시킨다.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으로 생돈 2억원을 물어줘야 했다. △2003년 8월1일~2020년 12월31일 취득 △3년 이상 보유 △지역ㆍ규모 기준 등 비과세 혜택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농어촌주택이나 형제가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때 공동지분으로 취득한 주택 등도 나중에 3주택으로 카운트된 사례다.”

-최근 부동산에 대한 세금규제가 많아지면서 증여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상속보다 증여가 더 유리한가.

“상속이 유리한 점이 있고 증여가 유리한 점이 있다. 우선 상속의 이점은 상속세를 계산할 때 공제의 규모가 크다는 데 있다. 사망 시 망자의 배우자가 살아있다면 기본적으론 10억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 또 배우자상속공제 명목도 최대 30억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 반면 증여는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경우만 6억원까지 공제가 되고 자녀들에겐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 밖에 안 된다. 일견 증여보다 상속이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세방식은 상속세보다 증여세가 더 유리하다. 상속세의 경우 피상속인(망자)을 기준으로 세금이 계산되는 반면 증여는 수증자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산이 50억원인 사람이 5명의 자녀에게 각자 10억원씩 나눠주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상속으로 주는 경우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5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지만 증여는 각자가 받은 금액 10억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다. 결국 분산해 나눠줄수록 과세표준도 분산되고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만큼 증여가 유리해진다.”

-증여 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세법에서는 사전 증여로 상속세가 줄어드는 것을 규제한다. 이 때문에 10년 안에 이뤄진 증여는 비록 증여세를 납부했더라도 상속세와 정산하는 구조로 돼 있다. 즉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했더라도 10년 안에 증여한 부모가 숨지면 과거 증여 재산을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더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해 상속세를 계산하고, 증여 당시 납부했던 증여세를 차감해 정산한다. 증여 후 10년 안에 사망하는 경우 사전 증여 없이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와 차이가 없어지는 셈이다. 증여가 유리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상속 개시) 10년 전 증여를 결정해야 한다. 재산이 많은 분이라면 충분히 건강할 때 가급적 일찍 증여하길 추천한다.”

-건강에 자신이 없다면.

“자녀의 배우자나 손자ㆍ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여를 판단할 때 자녀만 상속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위나 며느리가 유리한 경우도 적잖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정산하는 기준은 10년이지만 법정 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는 기준이 5년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사위ㆍ며느리, 손자ㆍ손녀는 법정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증여한 후 5년이 지나면 상속세 계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가 한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연말정산 시 고려해야 할 점은.

“연말정산은 1년간의 생활패턴이 환금되는 것이다. 결국 확실하게 세금을 줄이려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 내내 준비하는 연말정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또 보통 많이 언급되는 조언이 ‘영수증을 잘 챙겨라'인데 영수증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가족’이다. 형제가 많은 경우 60세 이상 부모에 대한 인적공제를 장남이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형제 중 총 소득금액이 가장 큰 사람이 받고 대신 일정금액의 용돈 등 차액을 정산해주는 편이 현명하다. 소득공제의 경우 각자가 적용받는 누진세율에 따라서 환급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인적공제 항목 중 ‘장애인 공제’가 있는데, 세법상 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상 개념보다 폭이 넓다. 암 진단을 받았거나 만성신부전증 등 장기 치료를 요하는 질병을 갖고 있다면 역시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절세 측면에서 추천하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직장인이라면 연금저축이 필수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연 소득이 5,500만원 이하면 연간 400만원까지 16.5%, 넘으면 13.2%까지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데다, 55세 이후에 1년에 1,200만원 이하로 연금형식으로 나눠 수령할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공백을 메울 수 있고, 부족한 연금액을 보전할 수도 있다. 노후 걱정이 없는 자산가들도 연금저축 가입을 권유하고 싶다. 금융소득이 많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 연금저축은 절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누진세까지 합해 세율이 최고 42%까지 치솟는데, 연금저축 상품에 가입하고 연금수령 직전에 중도해지 하거나 일시에 수령해 연금소득을 기타소득세로 변경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구분되는 기타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16.5% 분리과세 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담스러워 하는 자산가도 가입할 만 한다. 결국 연금저축은 적어도 손해 보는 금융상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과거엔 만 18세 이상만 연금저축 가입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연령제한도 사라져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도 가입을 고려해 볼만하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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