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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허마센셩 들어오면 집값도 뛴다” 중국 신유통 확산

입력
2018.11.25 14:46
수정
2018.11.25 23:3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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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반경 3km 이내 허취팡 들썩

온ㆍ오프 아우르고 배달센터 역할도

빅데이터 수집 통해 맞춤형 서비스

오프라인 업체들도 경쟁 뛰어들어

중국 베이징에 있는 허마센셩 매장. 바이두
중국 베이징에 있는 허마센셩 매장. 바이두

최근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정체 내지 하락세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센셩(盒馬鮮生)에서 배달이 가능한 권역을 의미하는 허취팡(盒區房)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허취팡은 일반적으로 매장 반경 3㎞ 이내 지역을 의미하는데, 베이징(北京)의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왕징(望京)에선 허마센셩 매장이 입점할 것이란 소문만으로도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에선 근래 들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신유통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전자가격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원산지와 농장을 확인할 수 있고 각종 검사 결과서를 비롯한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나 직접 매장을 찾았을 때 모두 동일하다. 신선식품 영역이 가장 앞서 있는데 이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2011년 하수구 기름 파문 등으로 신선ㆍ안전식품에 대한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선두주자는 허마센셩이다. 2016년 상하이(上海)에 1호점을 낸 뒤 지난해까지 베이징 등 7개 도시에 25개 점포를 냈고 올해 들어선 전국적으로 100개 가까운 점포를 추가로 개장했다. 허마센셩이 인기를 끌면서 징둥(京東)닷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주요 업체들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인 용후이(永輝)슈퍼와 다룬파(大潤發) 등도 신선식품을 위시한 신유통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신유통 매장은 제품 전시장이자 판매처이면서 창고인 동시에 배달센터로서의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각 구역별로 나누어 물건을 담은 후 장바구니를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올린다. 주문을 확인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보내는 데까지 평균 3분 안팎이 소요된다. 인적자원이 결합한 물류 배달 시스템이 신속한 배송 처리를 가능케 한 것이다. 신유통의 최대 강점은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식품 매장들의 경우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대형 업체들이 신유통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빅데이터 분석ㆍ활용과도 관계가 깊다. 허마센셩만 해도 초반엔 현금ㆍ카드ㆍ위챗페이를 받지 않고 오로지 알리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수집ㆍ분석함으로써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추적하기 위함이었다. 현재는 현금과 위쳇페이 결재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알리페이 시스템과 연동시켜 처리한다. 신유통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방대한 고객 정보의 확보와 이를 분석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유통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명암이 엇갈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굴지의 부동산 재벌 중 하나인 푸화(復華)그룹이 올 초부터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기반으로 급속히 늘려가던 신유통 매장 디추강(地球港) 일부 매장이 최근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10개월여 만에 매장 수를 50여개까지 급속히 늘리며 허마센셩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예정됐던 투자가 지연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 신유통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데다 모바일 기반 전자상거래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소비의 핵심세력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유통은 향후 5년간 성장률이 115%로 예측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8,000억위안(약 29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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