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의회서 인준 투표
부결 땐 사상 첫 재선거 가능성
지난 9월 총선 이후 석 달 가까이 정부 구성을 못하고 있는 스웨덴에서 좌파 성향 사민당을 이끄는 스테판 뢰벤 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내달 5일쯤으로 예상되는 의회 인준투표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스웨덴은 사상 처음으로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 구성 협상을 중재해 온 안드레아스 놀런 스웨덴 의회 의장은 이날 뢰벤 총리에게 다음달 3일까지 연립정부 구성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성공할 경우, 총리 후보자로 공식 지명한 뒤 의회에서 총리 후보자 인준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9일 실시된 총선에선 현 연립여당(사민당ㆍ좌파당ㆍ녹색당, 144석)과 야권 4개 정당연맹(보수당ㆍ중앙당ㆍ기독민주당ㆍ자유당, 143석)이 모두 과반(175석 이상)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스웨덴민주당(62석)이 눈에 띄게 약진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연립여당과 야권 4개 정당연맹이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스웨덴민주당과 손을 잡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 정부 구성은 난항을 거듭해 왔다.
뢰벤 총리가 지난 9월 25일 의회의 신임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 14일엔 보수당 소속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 인준안도 야권 동맹 분열로 인해 부결됐다. 지난 22일 중앙당의 아니 루프 대표가 주도한 연정 구성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어쨌든 이날 총리 후보자로 다시 지명된 뢰벤 총리는 재집권을 위한 마지막 불씨를 살린 셈이 됐다. 하지만 의회 인준의 벽을 또다시 넘지 못할 경우, 스웨덴은 총선 재실시 외엔 다른 대안이 사실상 없어 보인다. 물론 현행법상 놀런 의장은 총리 후보자를 네 차례에 걸쳐 직권 지명해 인준투표에 부칠 수 있어, 아직 두 차례 더 기회가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뢰벤 총리 인준안이 또 부결되면 적임자를 더 이상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놀런 의장은 이날 “여전히 어려운 정치적 상황이다. (연정 구성, 인준안 통과가)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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