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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레스 리허설도 티켓 판매… 꼼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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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레스 리허설도 티켓 판매… 꼼수 공연?

입력
2018.11.26 04:40
수정
2018.11.26 14:5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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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막 앞둔 뮤지컬 ‘팬텀’

드레스 리허설 티켓 첫 유료판매

“미완성 공연에…” “색다른 경험”

뮤지컬 '팬텀'의 세번째 시즌에서 팬텀 역을 맡는 임태경, 정성화, 카이(왼쪽 사진)와 오픈 드레스 리허설 티켓 판매를 알리는 화면. 뮤지컬 '팬텀' 홈페이지 캡처
뮤지컬 '팬텀'의 세번째 시즌에서 팬텀 역을 맡는 임태경, 정성화, 카이(왼쪽 사진)와 오픈 드레스 리허설 티켓 판매를 알리는 화면. 뮤지컬 '팬텀' 홈페이지 캡처

드레스 리허설은 의상과 분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이 실제 공연처럼 행하는 최종 무대 연습이다. 조명과 무대 장치까지 완벽하게 합을 맞춰 보는 이 미완의 공연을 돈을 받고 관객에게 공개한다면? 비판받을 가능성이 큰 이 일이 국내 공연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뮤지컬 ‘팬텀’은 다음달 1일 공연 개막에 앞서 전날인 30일 오후 3시, 8시 2회에 걸쳐 열리는 드레스 리허설의 티켓을 판매한다. 최종 단계 리허설이 관객에게 공개되는 건 처음이 아니지만 드레스 리허설 티켓까지 팔기는 매우 드문 경우다. 티켓 가격은 정가보다 30~50% 할인된 3만5,000~10만5,000원이다. ‘팬텀’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드레스 리허설을 공개한다”며 “관객들이 바로 앞에서 작품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지켜본다면 뮤지컬에 더 큰 애정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드레스 리허설 도중에 연출가에 의해 수정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고, 무대 위에 스태프가 등장할 수도 있다. 개막 하루 전 이뤄지는 연습이라 본 공연과 완성도 차이가 크지 않다 하여도 어디까지나 미완성을 염두에 둔 연습이다. 유료 티켓 판매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많은 이유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공연예술은 완성된 무대를 통해 제작진의 수준과 노력이 응집된 결과를 보여주는 데 묘미가 있다”며 “유료로 드레스 리허설을 공개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수연 공연평론가는 “리허설 공개는 공연 마니아나 뮤지컬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잠재관객 개발, 후속 창작진 양성 등의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이런 공익성 측면에서 봤을 때 리허설 티켓 판매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드레스 리허설을 공개했던 경우는 무료 이벤트이거나 기부 형식이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 6월 최종 리허설 현장을 무료로 공개했다. 생애 첫 뮤지컬을 관람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였다. ‘핫파티’라는 이름으로 드레스 리허설을 세 차례 공개한 ‘시카고’의 경우 관객 1명당 2만5,000원 정도의 티켓 값을 받았다. 판매 수익은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

참신한 이벤트로 발전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연출가의 코멘트를 현장에서 들으며 공연을 본다는 경험 자체가 특별한 것은 맞다”며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새로운 재미를 주는 상품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팬텀’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유명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원작이기도 한 가스통 트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다르게 해석한 뮤지컬이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팬텀의 인간적인 면에 집중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 초연한 후 흥행에 성공했다. 세 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임태경, 정성화, 카이가 팬텀을 맡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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