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구단선’ 주장 전폭 지지
中은 대만의 이투 아바 영유권 인정
남태평양 진출 명분 삼을 가능성
印尼, 中에 맞서 남중국해 기지 완공
베트남 근해선 19일 中 어뢰 발견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이 지역에 인접한 동남아 제국과 두 개의 중국, 즉 중국과 대만 연합세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지만, 중화민족의 공통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남중국해 갈등에서는 중국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주변 해역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새로운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18일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에 대대급 규모 병력과 무인기 편대 운영이 가능한 현대식 군사기지를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에 앞서 일대 해역의 이름을 ‘북나투나해’로 바꾼 자체 공식지도를 공개했다. 이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쐐기를 박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는 중남부 해안 도시 푸옌에서 불과 7.4㎞ 떨어진 해역에서 중국 해군의 것으로 보이는 어뢰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길이 6.8m, 직경 54㎝ 금속제 물체 꼬리에는 프로펠러가 장착됐다. 과거 자신들이 관할하던 쯔엉사 군도, 호앙사 군도 등을 1974년과 1988년 중국에 점령당한 베트남은 본토 인근 바다에서 중국 어뢰 추정물체가 발견된 것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 물체가 중국군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강하게 반발하겠지만,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도 베트남의 주장을 일축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만큼은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거의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과 대만은 지난달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격돌했다. 대만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자, 베트남 외교부가 즉각 비난 성명을 내놓았다. 지난달 22일 베트남 외교부 응우엔 푸엉 짜 부대변인은 “대만의 행동은 베트남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향후 유사한 행동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타이핑다오(太平島ㆍ영문명 이투 아바ㆍ베트남명 바빈)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이기로 발표한 걸 겨냥한 것이다. 베트남이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 섬은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섬이다. 1946년부터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대만군은 길이 1.2㎞의 활주로와 40㎜ 고사포, 20㎜ 기관포, 81㎜와 120㎜ 박격포, AT-4 대전차 로켓을 배치해 놓고 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중국과 대만을 사실상 한 몸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 구단선을 긋고 그 안쪽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대만의 이투 아바섬 영유권은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대만도 중국의 ‘구단선’ 주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대만의 타이핑다오 영유권 주장은 중국에 남태평양 진출의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 부분에서 미국도 타이핑다오에 대한 대만의 주장을 껄끄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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