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아연이 시간의 흐름을 더 좋은 음악과 마음가짐으로 보여줬다.
백아연은 지난 21일 네 번째 미니앨범 '디어 미(Dear me)'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 5월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2016년 5월 '쏘쏘', 지난해 5월 '달콤한 빈말' 등을 통해 음원 강자로 우뚝 선 백아연이 올해는 5월보다 반년이 더 지난 11월에 어울리는 감성으로 컴백했다. 반년 더 긴 준비 기간을 거친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이 함께 했다.
'마음아 미안해'는 이전까지 백아연이 부른 발라드보다 더 깊은 감정을 자랑하는 노래다. 백아연은 연차와 나이에 맞게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컬로 표현했고, 수차례 재녹음을 거치면서 진짜 감정을 담아냈다. 이번 앨범에 자작곡은 없지만, 2년 전 녹음한 트랙을 수록하고, 제목까지 백아연이 직접 신경 쓰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예전부터 이런 느낌의 곡을 부르고 싶었는데,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나이가 딱 지금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는 음원 순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는데, 이번 앨범은 발매 자체로 후련하다는 느낌이 큽니다. 요즘은 차트에 너무 다양한 음악이 섞여있잖아요. 그래도 100위 안에는 오래 있을 수 있길 바라요."
사실 11월 컴백 대전에는 JYP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트와이스, 갓세븐, 유빈도 함께 한다. 2012년 데뷔했으니 어느덧 JYP에서도 중견급이 된 백아연은 팀킬이 아닌 팀워크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여자 후배인 트와이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즉석에서 제안할 정도로 우애가 남다르다. 백아연에게 11월 가요계는 이런 점에서도 특별하다.
"이상하게 저는 항상 트와이스 친구들이랑 비슷한 시기에 컴백하더라고요. 그래도 팬 분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점, 음악방송을 할 때 외롭지 않고 재밌다는 점이 좋아요. 제가 JYP 선배라인이고, 얼마 전에 군 복무 중인 준케이, 조권 오빠를 본 것도 기분이 이상했지만, 언젠가 스페셜 앨범을 내도 재밌을 것 같아요."
'K팝스타' 소녀가 JYP 선배라인이 되는 사이, 백아연은 조금 더 차분해졌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연애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짧은 연애를 마친 뒤에 백아연은 "내가 나를 너무 괴롭히지 말고 스스로를 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진심으로 깨달았다. 백아연도 모르게 변화한 마음가짐이 '마음아 미안해'를 비롯한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떤 상황에도 크게 흥분하지 않는 지금 이 상태가 저 나름대로는 괜찮은 것 같아요. 어리광도 부리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가장 저다운 연애를 한 뒤라서 그럴까요? 노래도 고음이 많은 것 역시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감정이 안 실리면 '진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감정에 집중했고, 이런 발라드를 부르는 게 예전보다 쉬워졌어요."
백아연의 '진짜' 음악은 26번째 겨울인 올 11월 '디어 미'로 꽃을 피웠다. 예쁜 앨범 제목 그대로 '나'를 위한 노래들이 리스너들에게도 와닿을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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