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전매체, 유엔아동권리협약 29주년 기념글서 부각
“무차별 발광으로 무역 차단… 비인도적 행위도 감행”
북한이 비핵화 협상 상대방인 미국에 연일 불평이다. 대북 경제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면서다. “어린이 장난감까지 제재할 정도로 비인도주의적”이라는 질타도 추가됐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아동권리가 훌륭하게 실현되는 사회’ 제하 글에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무차별적인 제재 책동에 발광하면서 우리의 정상적인 무역 활동과 경제 교류를 전면 차단하였다”며 “어린이들의 학용품과 장난감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비인도주의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채택 29주년(11월 20일)을 맞아서다.
글의 대부분은 북한의 아동권리 보장제도다. 매체는 북한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12년 의무교육’을 하는 것과 관련해 “수십년 간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제재와 봉쇄 속에서도 12년 간의 의무교육을 아무러한 전제조건도 없는 완전한 무료로 실시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제재를 겨냥한 북한의 대외 비난과 내부 단속 빈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전날도 이 매체는 ‘그 무엇으로써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가 잘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적대세력들의 반(反)공화국 제재 소동은 그 강도와 실행 수단, 적용 수법과 기간에 있어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극악하고 끈질긴 것”이라며 “적대세력들이 우리의 힘찬 진군을 멈춰 세워 보려고 치졸한 제재 소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같은 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75년 시작된 대중동원 운동인 ‘3대 혁명 붉은기 쟁취 운동’을 독려하는 사설을 1면에 싣고 “적대세력들의 온갖 도전을 짓부수며 번영의 활로를 보란 듯이 열어나가고 있다”고 자부했다.
미국이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으면 핵을 보유한 상태로 제재를 견디며 항전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함을 대내외에 알리고 주민들의 자력갱생 감내를 유도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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