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이 마포구를 비롯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연말부터 예정된 대단지 아파트 입주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당분간 전세시장은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의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전달 대비 1억원가량 하락했다.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로열층 84㎡ 전세의 경우 지난달 7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6억원대로 가격이 내려갔다.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8월 이 단지의 전세 실거래가가 8억원을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4개월 만에 2억원 가까이 전셋값이 떨어진 것이다. 애오개역 인근의 A부동산 대표는 “저층 전셋값도 한 달 새 7,000만~8,000만원가량 내려갔다”며 “인근에 마포자이3차가 곧 입주하고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입주 당시 전세계약을 맺은 가구들의 재계약 시점이 한꺼번에 돌아오는 등 매물이 평소보다 넘치면서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마포 전셋값 하락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감정원의 11월 3주(19일 기준)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마포구 전셋값 변동률은 -0.28%로 서울에서 가장 낙폭이 컸다. 서초구(-0.21%)와 강동구(-0.16%)가 뒤를 이었고, 마포구와 함께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용산구도 -0.13%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 등에 따라 수요보다 풍부하게 물량이 공급되면서 인기 지역 전셋값이 동시 하락했다”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2%로 지난주 하락폭을 유지했다. 수도권(+0.02%)은 전주와 같은 폭 상승했지만 서울(-0.02%)과 지방(-0.06%)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