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塞翁之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29일 분당경찰서에 출석하면서 한 말이다. 인생사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지금은 나빠 보이지만 결국 자신이 옳다는 게 밝혀질 거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의 정치인생은 비교적 탄탄대로였다. 성남시장 연임 당시 청년배당 무상교복 등 이재명표 복지시책으로 주가를 올린 뒤 곧바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직설적인 특유의 화법, 사이다 발언으로 대통령 후보 반열에도 올랐다.
그런 그가 지금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친형 강제입원과 조폭 연루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을 때도 그는 당당했다. 하지만 자신의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라는 경찰의 발표가 치명타가 됐다. 경찰은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문제의 트위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결정적인 증거도 나왔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지메일 아이디(IDㆍkhk631000)와 동일한 인터넷 포털 다음 ID가 이 지사의 분당 자택에서 접속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아내는 영문 이니셜을 ‘hk’ 가 아닌 ‘hg’를 사용한다”며 부인하던 이 지사의 말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다.
여론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지하는 글 일색이던 이 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SNS내 지지세력인 손가혁(손가락혁명군) 와해설도 돌고 있다.
경기도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기도 역사상 가장 짧은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 지사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할 지 세간의 시선은 온통 그를 향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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