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떠나라” “당 분열 모두 내 탓이오 할 때” 초ㆍ재선 모임 간담회서 표심 잡기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사령탑에 도전하는 의원들이 선거 20여일을 앞두고 정견발표 일정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했다. “친박 핵심이나 지난 총선 공천 때 무책임한 행동을 한 사람들은 당을 떠나라”는 언급도 나왔다.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의원들은 22일 국회에서 한국당 초ㆍ재선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통합과 전진’ 모임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출마 포부와 당 위기극복 방안 등을 밝히며 동료 의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당초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 10명이 참석을 요청 받았지만 개인일정 등의 이유로 4선의 나경원ㆍ유기준, 3선의 김영우ㆍ유재중 의원이 참석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 이미지 쇄신을 강조하며 “흙수저 출신인 제가 웰빙ㆍ귀족ㆍ기득권 정당이라는 당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상대 후보를 겨냥한 듯 “구설이 많고 안티 세력이 강한 인물이 당을 대표하면 우리 상품을 설명도 못해보고 해명만 하다가 1년을 보낼 것이란 걱정이 있다”는 말도 꺼냈다.
중립 성향인 나경원 의원은 당내 계파갈등 극복을 내세웠다. 나 의원은 20대 총선 공천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빚어진 당 분열의 책임 공방에 대해 “모두 ‘내 탓이오’라고 해야 하는 때”라며 “자기 책임부터 생각해야 당이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근혜)계 후보로 꼽히는 유기준 의원 역시 “당 내부 통합이 우선”이라며 “개별 의원을 당이 도와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의 협상도 중요한 때여서 정보 수집과 전략수립능력을 갖춘 통합적 리더가 필요하다”며 “경륜을 토대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호소했다.
반면 유재중 의원은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말하면, 친박 핵심으로 권력을 행사하려던 사람들과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한 사람들은 당을 떠나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번 선거는 21대 총선 승패를 가늠하고 당 기틀을 만들 귀중한 기회”라며 “정권 독주를 막으려면 새로운 인물로 보수를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3선의 비박계 강석호ㆍ김학용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논의 중이며, 김무성 의원이 중재 역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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