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시켜주겠다고 접근한 뒤 딸의 친구 명의로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챈 모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양철한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43)씨와 딸 지모(2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2016년 7월 지씨는 연극교실에서 만난 친구 A씨에게 “엄마 회사 세금을 아끼기 위한 것이니 아르바이트생으로 등록만 해달라”고 접근했다. 이어 “매달 40만원을 회사에서 지급하는데 네가 나중에 도망갈 수 있으니 네 명의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대출한 돈은 회사에서 모두 변제할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A씨로부터 가로챈 돈은 1,500만원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씨 모녀는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씨의 회사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이름을 올려 놓으면 돈을 주겠다고 접근한 뒤 피해자 34명으로 하여금 대출을 받게 해 대출금 5억2,849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부장판사는 이씨에 대해 "사회경험이 없는 나이의 어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나이 어린 딸인 지씨에게 피해자를 물색하고 대출을 받게 해 범행에 적극 가담시켰다"고 질타했다. 양 부장판사는 딸 지씨에 대해서도 "범행의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하고 자신과 친분이 있는 다수 피해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범행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린 피고인으로서는 어머니의 범행에 가담하는 것을 거부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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