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인 김혜경씨는 계정 주인이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하며 재 반박에 나섰다. 2016년 12월 ‘혜경궁 김씨’ 계정 사용자가 다른 트위터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활발히 활동하는 동안 정작 김혜경씨는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21일 오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08트위터(혜경궁 김씨)는 김혜경 아닌 증거… 또 찾았다”며 2016년 12월 18일 저녁에 김혜경씨 등이 촬영된 사진을 게시했다. 이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9시에는 김혜경씨의 어머니 생일 잔치가 있었고 오후 6시 17분에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해당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김혜경씨는 식사 전부터 축하행사를 준비했고 사진 촬영 후 생일축하노래와 케익 절단, 선물 전달 등을 하고 오후 9시가 넘어서 헤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용자가 같은 날 오후 6시 37분에 게재한 것으로 나타난 트위터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해당 메시지는 ‘혜경궁 김씨’ 계정이 ‘@fence1230’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트위터 이용자에게 보낸 것이다. 메시지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대한 재평가 필요성을 주장하는 모습이 담긴 뉴스 화면 및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이 지사는 “08트위터’는 ‘@fence1230’의 글을 읽고 긴 답글을 써 오후 6시 37분에 올렸다”며 “큰 딸인 아내가 생일축하 행사 주관 도중에 이 트위터가 활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김혜경씨가 어머니의 생일잔치에 여념이 없었을 시점에 ‘혜경궁 김씨’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던 만큼 동일인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 지사는 이어 “트윗 중독으로 의심받는 저도 8년간 6만 건을 못 썼는데, 아내가 4년간 4만7,000건이나 썼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재차 부인했다. 그는 “경찰이 4만 7,000건 중 ‘08트위터=김혜경’ 추정 자료를 3, 4개 찾았다는데 전부 분석하면 ‘08트위터≠김혜경’인 자료는 더 많겠지만 저는 그 자료에 접근할 수 없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김혜경씨의 카스 계정 및 휴대전화 교체 과정,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글 4만여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김혜경씨를 혜경궁 김씨 계정의 주인으로 지목하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 야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탈당 및 경기도지사직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지사를 향한 압박 강도가 전방위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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