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앙아시아 복병 우즈벡에 4-0 승리
벤투호가 무패의 자신감을 품고 아시아 정벌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파울루 벤투(49ㆍ포르투갈) 감독 데뷔전인 지난 9월 7일 코스타리카전 2-0 승리 이후 치른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며 59년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희망을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스포츠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복병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소집 전 마지막 모의고사 격이었던 이날 경기에선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황의조(26ㆍ감바오사카)를 비롯해 남태희(27ㆍ알 두하일), 문선민(26ㆍ인천) 석현준(27ㆍ랭스)도 골 맛을 보며 자신감을 높였다.
벤투 감독은 이날 황의조를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엔 남태희와 이청용(30ㆍ보훔), 나상호(22ㆍ광주)를 선발로 내세웠다.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진 중원은 황인범(22ㆍ대전)과 주세종(28ㆍ아산)이 책임졌다. 수비라인은 박주호(31ㆍ울산), 김영권(28ㆍ광저우에버그란데), 정승현(24ㆍ가시마), 이용(32ㆍ전북)이 책임졌고, 골문은 조현우(27ㆍ대구)가 지켰다.
대표팀은 이날 벤투 감독의 주요 전술철학인 빌드업과 확실한 공격 점유, 끊임없는 전방 압박의 틀을 어느 정도 갖춘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원활한 패싱플레이로 초반부터 우즈벡을 몰아붙였다. 전반 9분 황인범이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으로 달려들어가던 이용에게 연결했고, 이용의 정확한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왼쪽에 서 있던 남태희가 하프발리슛으로 연결해 손쉽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7분 이청용이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등 한국의 득점 기회는 이어졌고, 전반 24분 황의조의 발에서 추가골이 터졌다. 이용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이그나티 네스테로프(35)에 막혀 흘러나오자 황의조가 패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호주 원정 평가전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볼 점유율 67%로 우즈벡을 압도한 한국은 후반에도 거센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엔 교체 투입된 공격수들의 화력이 터졌다. 전반 4분 부상당한 남태희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문선민은 후반 25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헤딩이 뒤로 흐르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쐐기골은 후반 24분 황의조를 대신해 투입된 석현준 몫이었다. 석현준은 후반 36분 골문 앞에서 물 흐르듯 이어진 간결한 패싱플레이 때 이진현(21ㆍ포항)의 패스를 차분히 득점으로 연결했다. 2016년 6월 5일 체코전 이후 2년 5개월 만의 A매치 득점이다.
손흥민(26ㆍ토트넘), 기성용(29ㆍ뉴캐슬)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채 치러진 호주 2연전에선 옥석 가리기 작업도 충분히 이뤄졌다. 완벽한 부활을 알린 이청용과 안정감 있는 중원 활약을 펼친 주세종이 최종엔트리 발탁 희망을 밝혔고, 부상으로 소속팀에 조기 복귀한 구차철과 파괴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석현준의 발탁 여부엔 물음표가 달렸다. 대표팀은 다음달 중순 아시안컵 최종엔트리를 꾸려 내년 1월 1일 결전지 아랍에미리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리허설을 치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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