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 돌봄계획 발표
문턱 제거ㆍ만성질환 관리 등
노인들 집서 생활 불편함 없게
병원서 재가 중심으로 돌봄 재편
지난 15일 경기 성남 위례 공공실버아파트에 사는 노인들이 단지내 종합사회복지관에 모여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노인 공공임대주택 4만호를 이 같은 시설을 갖춘 '케어안심주택'으로 지을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60대 중반 독거 남성인 A씨는 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뇌출혈과 다리 골절로 5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사고 후유증으로 홀로 생활하는 게 어려워지자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돌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건강보험으로 돌봄을 받는 ‘사회적 입원’의 대표 사례다.

앞으로 ‘커뮤니티케어’를 도입해 A씨와 같은 노인들이 병원 사회복지팀의 도움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읍면동 케어안내창구의 전담 인력들이 장기요양 인정 및 서비스 신청을 대행해주고, A씨 집의 문턱을 제거하는 등 집수리도 해 생활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커뮤니티케어)을 발표했다.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병원ㆍ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재가중심으로 돌봄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노인 주거환경 정비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2019~2022년까지 신규로 공급되는 노인공공임대주택 약 4만호를 ‘케어안심주택’으로 짓는다. 케어안심주택은 1, 2층에 사회복지관이 들어와 노인들을 위한 건강ㆍ심리 치료프로그램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저녁은 노인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공용주방을 개방하는 공공 실버주택이다. 또한 노인의 독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미끄럼 방지 안전바닥재와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해주는 ‘집수리사업’을 27만가구 대상으로 실시한다.

노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 주요 계획 = 그래픽 박구원 기자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건강서비스도 확대된다. 복지부는 의사ㆍ간호사가 노인 집에 찾아가 생활습관ㆍ만성질환을 관리해주는 방문의료 사업을 내년부터 시범 실시하는데, 2025년까지 약 390만명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방문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주민건강센터’도 2022년까지 모든 시ㆍ군ㆍ구에 만든다. 또한 퇴원 환자의 지역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 2,000여개 병원에 사회복지사를 파견해 ‘지역연계실(사회복지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노인들이 집에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장기요양보험의 서비스를 재가 중심으로 재편한다. 집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량 서비스, 식사배달, 안부확인, 법률지원 등 새로운 서비스도 발굴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는 노인도 현재 58만명에서 2025년까지 120만명으로 늘리고, 장기요양ㆍ방문건강 등을 담당하는 사회서비스일자리도 2022년까지 약 15만개 늘릴 예정이다.

노인 돌봄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청사진은 내놨지만, 실제 지역 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지 난관이 많아 보인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기존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던 노인 관련 사업들이 ‘백화점’식으로 묶여 있는데 기본계획 실현에 필요한 예산이나 조직ㆍ인력 등 인프라 개선 계획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공공의료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외면하는 방문진료를 건강보험 수가 인상만으로 활성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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