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전 대법관은 이틀째 소환 조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고영한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한다. 차한성ㆍ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고 전 대법관까지,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고 전 대법관을 23일 오전 9시30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이른바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그 해 9월 문모 당시 부산고법 판사가 자신에게 향응과 접대를 제공한 건설업자 정모씨 뇌물사건 항소심 재판 정보를 유출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 변론 재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한 의혹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판사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낸 의혹 등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 전 대법관을 이틀째 소환 조사를 벌였다. 그는 강제징용 재판, 일선 법원의 위헌심판제청 등에 개입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억지로 재판 결과를 고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거나 “기억이 없다”는 식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전ㆍ현직 판사들의 진술이나 대법원 문건 내용과 상반된 진술하는 등 혐의를 사실상 부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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