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색소 없는 유아용 세제현대백화점 동물복지 1등급 계란 등 내놔
갓 돌 지난 아이를 키우는 박주은(34)씨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 3월 롯데마트에 복직했다. 베이비키즈팀 상품기획자(MD)로 발령받아 애경산업과 함께 알레르기 걱정도, 가격 부담도 줄인 유아용 세제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영유아를 둔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패밀리 세제’로 이달 1일 출시된 ‘허그24’가 그 제품으로 유아용 세제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성과 친환경을 강조한 ‘착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 마음,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염두에 둔 생산자의 가치관이 담긴 제품들을 내세운 업계의 ‘착한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허그24를 선보인 첫날부터 2주 동안 롯데마트 유아용 세제 매출은 약 11% 높아졌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해당 제품군의 매출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허그24는 피부가 약하고 민감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광증백제나 전인산염, 색소 같은 인공 화학성분을 빼고 대신 편백나뭇잎 추출물과 식물에서 얻은 계면활성제를 넣었다. 가격은 일반 세제보다 다소 비싸지만 다른 유아용 세제보다는 저렴하다. 허그24 개발을 주도한 ‘엄마 MD’ 박씨는 “유아용 세제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일반 세제는 유해 성분이 걱정되는 엄마의 마음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엄마의 마음과 동물복지를 동시에 겨냥했다. 20일부터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국내 처음으로 ‘동물복지 1등급’ 계란인 ‘바로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시중에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나 1등급 계란은 많이 나와 있지만, 동물복지와 1등급 인증을 둘 다 받은 계란은 없다. 현대백화점은 양계농가 텃골영농조합과 1년간의 협업 끝에 바로란을 출시했다. 농가는 오랜 경험을 활용해 동물복지 인증을 받고, 현대백화점은 그중 1등급 유정란을 선별해 100% 직매입한다. 농가의 가장 큰 고민인 수익성을 해결해주고 동물복지와 품질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계란을 확보한 것이다.
백화점의 계란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다. 현대백화점 전 점에 공급되는 바로란은 1,500~2,000판 정도다. 게다가 바로란은 일반 1등급 계란보다 50%, 동물복지 인증란보다 35%가량 비싸다. 하지만 식자재 안전성과 동물복지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현대백화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윤상경 현대백화점 생식품팀장은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한 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 높아지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윤리적패션허브(SEF)와 손잡고 오는 23~25일 강남점에서 ‘에코 패션 페어’를 진행하며 친환경 패션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다. 이 행사에는 천연에 가까운 면과 리넨 소재로 제품을 수제 제작하는 ‘젠니클로젯’, 비동물성 소재만 사용하고 수익금 일부를 동물과 환경 캠페인에 환원하는 ‘비건타이거’, 남은 원사나 원단으로 제품을 만드는 ‘니들앤코’ 등 친환경, 자원 재활용, 상생을 내세우는 패션 브랜드 31개가 참여한다. 행사 기간 브랜드별 대표 상품을 10~65%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1회용품 사용 줄이기나 동물가죽 쓰지 않기 같은 활동이 국내외에서 활발해지고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행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