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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이 아니라면... 혜경궁 김씨는 왜 침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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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이 아니라면... 혜경궁 김씨는 왜 침묵할까

입력
2018.11.20 18:19
수정
2018.11.20 19: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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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 지사의 정치적 위기를 가져다 온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경찰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문제의 트위터 소유주로 단정,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김혜경씨가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이 지사의 주장대로라면 지금이라도 혜경궁 김씨가 나타나 궁지에 빠진 이 지사를 구해야 하지만 당사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혜경궁 김씨는 누구이며, 왜 침묵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이 지사의 주장이 사실임을 전제로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와 가까운 측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와 새벽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를 주고 받은 것은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 아니면 친밀감 있는 주변 인물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는 혜경궁 김씨가 아니다”면서 “새벽 1시에 부부가 함께 본 그날 저녁 공연 얘기를 트위터로 나눈다는 건 부부가 아닌 증거”라고 했다. 새벽 1시에 SNS를 주고 받는 사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김씨의 변호인 나승철 변호사도 최근 한 라디오에서 “(우리도) 그 사람, 충분히 의심 가능하다”며 “솔직히 말해 지사님이랑 사모님을 잘 아는 사람, 평소 두 분의 행동이나, 잘 관찰하고 있는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일 거라고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혈 지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지사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경우 측근과 별반 차이가 없어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일부 언론에서 이 계정의 소유주로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를 지목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순 지지자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자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계정까지 폐쇄한 뒤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SNS를 통해 이 지사의 열렬한 팬을 자처했던 그가 최악의 위기에 몰린 이 지사를 외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나의 계정을 여럿이 돌려가며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초 김씨가 문제의 트위터 소유주라며 검찰에 고발한 이정렬 변호사는 20일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앞서 “김씨가 혼자 썼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럿이서 썼을 것 같은데 그 안에 김씨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지금이라도 혜경궁 김씨를 자처하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으면 경찰의 주장대로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가 동일 인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혜경궁 김씨는 성남에 거주하며 아들을 군대 보냈고, S대 음대를 나온 끝자리 번호가 ‘OO44’인 휴대폰을 가진 여성이다. 김씨와 일치한다. 혜경궁 김씨는 2016년 7월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바꿨다. 공교롭게도 김씨도 같은 달 아이폰으로 바꿨다. 혜경궁 김씨의 계정이 4월에 폐쇄됐다. 김씨도 4월에 협박 전화 등이 걸려 온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바꿨다.

김혜경씨가 입을 열지 않는 것도 의문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정말 억울하면 김씨 본인이 미국 트위터 본사에 ‘그 계정의 주인이 나인지 아닌 지 여부만 알려달라’고 요구하면 될 것을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찰은 김씨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 기소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측은 일축했다. 나 변호사는 “요청을 해도 안 나올 게 뻔한데, 수사 기관이 요청을 해도 안 알려주는데 그걸 개인이 요청을 한다고 알려줄리 없다“며 무용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도 19일 기자들에게 “(문제의 계정이) 아내 것이 아닌데 왜 아내가 그걸 공개요구하나요. 프레임에 걸리는 꼴”이라고 했다.

한편 이정렬 변호사는 이날 “혜경궁 김씨 사건 관련 스모킹건은 때가 되면, 소송에서 필요하면 공개할 것”이라며 “스모킹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뢰인으로부터 공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와 김혜경씨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지사와 김혜경씨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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