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제가 신경 쓰이긴 하나보다, 박원순 죽이기 그만하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19일 최근 탄력근로제 확대에 반대하는 한국노총 주최 집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여당 소속 시장이 맞느냐”며 나란히 공세를 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관련 경찰 수사 결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자진 사퇴를 주장한 데 이어 박 시장 비판으로 대여 전선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대여 투쟁은 물론 여권 내 분열까지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시장이 ‘노조 하기 편한 서울시를 만든다’고 했는데 서울시는 노조에 한없이 편할지 몰라도 서울시민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에겐 고통스럽기 그지없는 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탄력근로제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여ㆍ야ㆍ정 국정상설협의체의 합의사항”이라고 강조한 뒤 “여당 소속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노조 눈치를 보고,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노총에 포획돼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 한국당이 손발을 풀어주고 포획으로부터 구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노동 조직을 서울시의 하수인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라며 "자기정치를 하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경기지사를 잘 돌아보기 바란다. 이렇게 하다 보면 틀림없이 다음 차례는 박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박 시장 비판에 가세했다. 손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은 갈 데와 가지 말아야 할 데를 가려야 한다”며 “서울시장으로서 가서는 안 될 자리였다. 박 시장이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더구나 박 시장은 노동을 존중하는 시장을 자처하며 ‘노조가 편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것도 해선 안 될 말이었다”고 꼬집으며 “포퓰리즘은 나라를 망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 저를 타깃으로 한 일부 언론과 보수 야당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것을 보니 제가 신경 쓰이긴 하나 보다”라며 “쓸데없고 소모적인 ‘박원순 죽이기’ 그만하기 바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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