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홍콩의 ‘우산혁명’ 집회를 주도한 9명을 대상으로 한 재판이 집회 4년만인 19일 시작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이날 2013년 ‘오큐파이 센트럴’ 운동을 개시한 찬킨만(55) 홍콩중문대 사회학과 교수, 베니 타이(50) 홍콩대 법학과 교수, 침례교 목사 추이우밍(70)을 비롯해 우산혁명의 ‘지도부’로 여겨지는 9명을 대상으로 한 재판을 개시한다. 홍콩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회의 현 의원 타니아 찬과 시우카춘, 전 의원 리윙탓도 적극 가담자로 포함돼 있다.
이들의 죄목은 공공장소 소란을 선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법률로 최고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우산혁명 시위가 일어난 지 2년 반이 지난 2017년 3월에 홍콩 정부는 이들 ‘지도부’를 기소했다. 이미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 등 학생운동 지도자 220여명이 기소됐고 78명이 처벌을 받은 상황이다.
오큐파이 센트럴은 당초 공정한 행정장관 선거를 주장하며 홍콩 중앙 업무지구를 점거하자는 운동이었으나, 2014년 9월 학생운동과 결합해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최루가스와 최루액을 막기 위해 노란 우산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우산혁명’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찬 교수는 앞서 14일 홍콩중문대에서 작별 연설을 하며 “가장 어두운 시간에는 별을 볼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AFP통신에 재판 및 수감 기간 신체적ㆍ정신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마라톤을 뛰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찬 교수의 연설에 참석한 추 목사도 건강은 좋지 않지만 “이 길을 갈 준비가 돼 있다”라며 “우리는 대중을 깨우기 위해서 항상 희생할 의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재판을 민주주의 운동을 침묵시키기 위한 보복의 의도가 있으며, 홍콩 당국이 법정을 한정 없이 정치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은 19일 오전 홍콩의 1심에 해당하는 서가우룽 재판법원에서 시작돼 20일간 진행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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