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양구 GP 총기 사망사고’ 억측 난무하자 수사상황 공개
강원도 양구군 전방사단 GP(감시초소) 내 화장실에서 경계 근무에 나선 일병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군 은폐 의혹 등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다. 기사 댓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 온라인 상으로 소문이 꼬리를 물고 부풀려지고 있는 가운데 군은 정확한 진상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쯤 양구군 동부전선 한 전방사단 GP 내 간이화장실에서 김모(21)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어 피를 많이 흘린 채 발견됐다.
김 일병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오후 5시 38분쯤 숨졌다. 김 일병은 그 동안 GP를 오가며 임무를 수행했으며, 이날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됐다 사고를 당했다.
군 당국은 사고 발생을 전후해 북한군 지역에서 특이 활동이 관측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선 “자살 여부도 나오지 않았는데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발표한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 일병 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청원 중에는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거나 “검색어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등 은폐ㆍ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사실 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다. 온라인 일각에선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거나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도 돌고 있다.
군 당국은 이처럼 김 일병 사망사고와 관련해 각종 루머와 억측이 난무하자 수사 상황을 공개하고,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은 전날 유가족 입회 하에 현장감식 등을 진행했으며,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키로 했다.
현장감식 조사 결과 야간경계근무조로 편성돼 실탄을 지급받아 GP에 투입됐다. 김 일병은 GP에 도착한 뒤 상황실(TOD 운용병 근무장소)로 가기 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혼자 간이화장실로 걸어갔다. 이 같은 과정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찍혀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간이화장실에선 김 일병의 K2소총 1정과 탄피 1개가 발견됐다.
군 당국은 또 숨진 김 일병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수사도 진행하는 등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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