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호’가 닻을 올렸다. 이강철(52) 신임 감독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초보 감독으로 첫 걸음을 뗐다.
이 감독은 두산 수석코치로 한국시리즈를 앞둔 지난달 20일 KT의 신임 사령탑 발탁 소식이 발표돼 다소 난처한 입장이었다. 그는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준우승에 그쳐 안타깝다. 배려해주신 두산 구단과 팬들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 "이제 KT만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홀가분한 심경부터 전했다.
광주일고-동국대를 졸업하고 1989년 해태에 입단한 이 감독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과 100탈삼진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긴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다. 개인 통산 152승(112패 53세이브)을 올려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2005년 은퇴한 이후에는 KIA 2군 투수코치-KIA 1군 투수코치-넥센 수석코치-두산 2군 감독-두산 수석코치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그 동안 감독의 꿈을 키워왔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지도자가 되면 모두 감독 자리를 생각한다. 코치로 오래 일하면서 이제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감독 제의를 받으니 허무한 감정까지 밀려왔다”면서도 “그러나 곧 설렘과 책임감을 느꼈다.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준비를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 동안 모셨던 모든 감독의 장점을 모아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타 구단 감독들과도 인연이 깊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나의 지식만을 믿지 않겠다. 전문가의 조언을 경청하고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협업하겠다"면서 "선수가 실수해도 언론을 통해 자극적인 말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직접 말하겠다. 모든 선수가 주인공이 되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창단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9위에 머무른 KT 구단과 팬들의 염원은 역시 성적이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려면 포스트시즌 경험이 필요하다. 꼭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취임식 후 곧바로 선수들이 마무리훈련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떠났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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