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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에 걸려 두 다리 잃은 도베르만 믹스 어미개와 강아지

입력
2018.11.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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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91. 두 살 추정 연아, 4개월 애랑

지난 여름 덫에 걸려 친구와 두 다리를 잃었지만 여덜 마리의 새끼를 낳아 씩씩하게 길러낸 연아. 카라 제공
지난 여름 덫에 걸려 친구와 두 다리를 잃었지만 여덜 마리의 새끼를 낳아 씩씩하게 길러낸 연아. 카라 제공

지난 여름 전남 고흥의 한 마을에 한 주민이 풀어서 키우던 개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복날이 되자 주민들은 개들을 잡아 먹기 위해 덫을 놓았고 개 두 마리는 덫에 걸렸습니다. 이 중 한 마리는 결국 사람들의 식탁에 올랐고, 나머지 한 마리는 다리에 덫이 걸린 채 사력을 다해 도망쳤습니다. 덫은 우연하게라도 풀리지 않았고 개의 살과 뼈를 파고 들었습니다. 이 개는 왼쪽 앞다리와 뒷다리가 잘려 나가고서야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15㎏의 검정색 개가 다리까지 잃은 채 길에서 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부부가 길고양이를 위해 내놓은 사료를 먹다가 눈에 띄게 됐는데요. 발견 당시 다리는 아물어 있었고 배가 불러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부부는 개의 사정이 안타까워 도와주고 싶었지만 곁을 쉽게 내주지 않아 안타까워하던 중 어느 날 배가 홀쭉해 진 걸 발견했습니다. 부부는 마을 주변을 돌았고 강아지 울음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가 보니 이 어미개와 여덟 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일곱 형제는 다 새 가족을 찾았지만 엄마 연아와 단 둘이 남은 애랑이. 카라 제공
나머지 일곱 형제는 다 새 가족을 찾았지만 엄마 연아와 단 둘이 남은 애랑이. 카라 제공

부부는 어미개와 새끼들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어 급하게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새끼들을 먼저 구조하자 사람을 따르지 않던 이 개도 새끼들을 따라 부부의 마당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부부는 출장이 잦아 어미개와 강아지들을 살뜰히 보살필 수 없는 형편이었고, 사정을 들은 카라는 이들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카라는 어미 개에게 연아(2세 추정ㆍ암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입양 행사인 ‘Let’s 랑랑 입양 파티’를 통해 일곱 마리 강아지들을 입양 보냈습니다. 이제 연아와 4개월된 애랑(암컷)이가 서로를 의지하며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연아는 현재 심장 사상충 치료도 잘 받고 의족 적응 훈련도 잘해내고 있다고 합니다.

연아가 낳은 강아지들. 카라 제공
연아가 낳은 강아지들. 카라 제공

고현선 카라 활동가는 “연아는 길 위에서 살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을 잘 따른다”며 “자기를 구해주고 보살펴준 것도 사람인 것을 아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똑똑하고 차분한데다 모성애도 강해서 모든 것을 애랑이에게 양보할 정도로 살뜰히 보살피고 있습니다. 아직 건물 밖으로 나가는 걸 무서워해서 옥상에서만 산책하고 있지만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해서 곧 밖에서 산책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랑이는 호기심 많은 천진난만한 강아지인데요, 장난감 놀이는 물론 다른 강아지 친구들하고도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며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데요. 다른 강아지들이 격하게 놀면 중재하는 역할까지 한다고 해요.

구조된 후 카라에서 지내고 있는 어미개 연아와 애랑이. 카라 제공
구조된 후 카라에서 지내고 있는 어미개 연아와 애랑이. 카라 제공

서울시와 카라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입양 파티 ‘도기 인사이드’를 개최합니다. 입양행사는 물론 반려견과 반려묘 장난감 만들기 행사 등도 마련되어 있다고 해요. 이 자리에 연아와 애랑이도 나올 예정입니다. 어려움을 견뎌낸 이 모녀견이 힘들었던 건 잊고 앞으로 ‘꽃길’만 걷기를 바랍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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