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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그램(㎏)ㆍ온도 정의 새롭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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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그램(㎏)ㆍ온도 정의 새롭게 바뀐다

입력
2018.11.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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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을 정의하는데 쓰여 왔던 금속 원기둥의 르그랑K 모습
1㎏을 정의하는데 쓰여 왔던 금속 원기둥의 르그랑K 모습

질량을 측정하는 킬로그램(㎏)에 대한 국제 기준이 130년 만에 새롭게 정의된다. 전류의 기본단위인 암페어(A), 온도의 단위 켈빈(K),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기본단위인 몰(㏖)까지 총 4개의 기본 단위가 한꺼번에 재정의 된다. 발효는 내년 세계 측정의 날(5월 20일)부터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선 질량의 국제 표준 역할을 해 온 금속 원기둥 모양의 원기(原器)인 ‘르그랑K’를 플랑크상수에 의한 정의로 바꾸는 안을 의결한다. 원기는 측정량의 단위를 규정하는 기준이 되는 물체를 말한다.

1㎏은 1889년 백금 90%와 이리듐 10%의 합금으로 만든 원기인 르그랑K의 질량으로 정의돼 왔다. 이 원기는 유리관에 담아 파리 인근 국제도량형국(BIPM) 지하 금고에 보관해 왔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오염물질이 쌓이고 산화하면서 약 50㎍(마이크로그램ㆍ1㎍은 100만분의 1g)의 미세한 질량 변화가 생겼다. 더 이상 1㎏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하지 않는 우주의 물리값(상수)인 플랑크 상수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는 키블 저울이란 새로운 장치를 통해서 구할 수 있다. 양팔 저울 한쪽에 1㎏에 해당하는 원기를 올려놓고, 저울의 다른 쪽엔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 코일을 설치한다.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바닥 방향으로 전자기력이 발생해 저울이 다시 균형을 이루게 되는데, 이때 코일의 전류와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면 1㎏ 질량에 대응하는 전자기력을 구할 수 있다. 이 수치를 이용해 플랑크 상수를 도출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1㎏ 값을 알 수 있다.

암페어(A), 켈빈(K), 몰(㏖) 단위도 상수인 아보가드로 상수, 기본 전하, 볼츠만 상수를 이용해 다시 정의된다.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본부 연구원은 “7개의 주요 국제단위계 중 이미 변하지 않는 값을 중심으로 정의된 길이(m), 시간(s), 광도(cd)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단위가 한꺼번에 바뀌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도량형 기본단위가 바뀌어도 일상생활에서 변하는 건 없지만 초정밀 측정기술을 이용한 미래 산업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측정 단위는 모든 과학과 산업의 기본”이라며 “향후 제약분야에서 미세 독성을 조절해 약품을 개발하는 등 미래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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