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20여분 간 화장실에 갇히는 일이 벌어졌다.
15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부경고에서 수능을 치른 A(20·여) 씨는 1교시 국어시험을 마치고 오전 10시께 고사장 4층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뒤 밖으로 나오려던 A 씨는 당황했다. 굳게 잠긴 잠금장치가 아무리 좌우로 움직여도 꼼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 씨는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 소리를 들은 한 수험생이 교무실에 찾아가 학교 관계자들을 불러왔다.
그러나 성인 너덧 명이 달라붙어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시설물 관리자가 사다리를 동원해 격벽을 넘어 A 씨가 갇힌 화장실 칸으로 내려가 공구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몇 차례 강하게 내리쳐서야 '툭' 소리를 내며 풀렸다.
20여분 간 화장실에 갇혔던 A 씨는 2교시 수리영역 OMR 카드가 배부되는 시간에 겨우 맞춰 좌석에 앉았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결국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문을 무리하게 열려다 손목까지 다쳤다. 그는 "명문대를 목표로 올해로 3번째 응시한 시험에서 이런 일을 겪어 분통이 터진다"며 "고사장 시설물 관리를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시험이 끝나자마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험장 학교 관계자는 "남학생이 사용하던 화장실을 수능시험을 위해 여자 화장실로 바꿨다"며 "밖에서 문을 여닫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근 뒤 제대로 열리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부산교육청은 16일 학교 측이 수능을 앞두고 시설물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현장점검을 벌일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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