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자연구회-대한비뇨기과학회, ‘전립선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토론회
“전립선암이 우리나라 남성암 5위임에도 불구하고 조기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보다 사망률이 높습니다.”
“전립선암은 느리게 진행하고 경과가 좋은 ‘순한 암’이 아니고 악성도가 75.7%나 되는 위험한 암입니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검사비가 1만원 밖에 되지 않은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암 검진)에 포함해야 합니다.”
의학기자연구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임우성국제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전립선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라는 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온 주장들이다.
주관중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인 남성암 발병 5위인 전립선암은 발생률 대비 사망률이 15.2%일 정도로 위험한 암”이라며 “특히 전립선암 위험도를 나타내는 글리슨(Gleason) 점수가 높은 악성 전립선암 비중이 우리나라는 일본(56%), 미국(44%)보다 훨씬 높은 59%”라며 “일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보건당국이 전립선암 조기 검진에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주 교수는 “전립선암 생존율을 높이려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간편하고 저렴한 혈액검사인 PSA검사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암 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소한 66세 생애 전환기 검진에서라도 시행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과하지 않은 전립선암 조기검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구 대한비뇨기과학회 부회장(한림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은 패널 토론에서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완치는 물론 치료도 쉽지 않다”며 “특히 전립선암이 전이된 뒤 많이 발견돼 치료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환자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전립선암 등 남성암 검진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 다빈도 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전립선암 검진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성수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다른 암은 외국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높지만 전립선암만 외국보다 생존율이 더 낮은 게 현실”이라며 보건당국의 관심과 배려를 촉구했다.
이달숙 전립선암환우건강증진협회 회장도 “말기 전립선암 치료제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약값으로 연간 수천만원씩 지출해야 할 정도로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아주 크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이 적극 나서 환자 부담을 줄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은섭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서기관은 이에 대해 “PSA검사를 국가암검진에 넣으려면 국가암검진 포함 시 암 생존율 향상 등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면서도 “정부도 관련 학계나 환자들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다른 암이 국가암검진에 포함된 것은 정부가 요구하는 근거를 제시해서가 아니라 정책적인 필요때문”이라며 “조만간 남성암 1위에 오를 전립선암에 대해 보건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승기 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이사(경찰병원 비뇨의학과 과장)는 “PSA검사 비용이 1만원 정도에 불과하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짊어질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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