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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상관없어, 정말 고생 많았어” 2019학년도 수능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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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상관없어, 정말 고생 많았어” 2019학년도 수능 종료

입력
2018.11.15 19:02
수정
2018.11.1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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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들어서기 전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
시작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들어서기 전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탐구영역이 종료된 오후 4시32분, 제2외국어시험을 치르지 않는 수험생들이 일제히 고사장을 빠져 나왔다. 이날 고사장 인근은 시험 종료 한참 전부터 고생한 수험생들을 가장 먼저 맞아주기 위해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북적거렸다.

서울 강남구 개포고 앞에는 시험 끝나기 10분 전인 4시20분쯤부터 40여명의 학부모가 교문 너머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오후 내내 교회에서 기도하다가 시험 끝나기 20분 전에 학교로 찾아왔다는 문숙희(49)씨는 “딸이 재수를 했는데, 점수에 상관없이 고생하는 걸 봤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말만 하고 싶다”며 “시험에 대해 묻진 않고 그저 꼭 안아준 다음, 둘이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수능 난이도에 대해서는 국어영역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김현지(20)양은 “국어가 처음 시작부터 새로운 유형이 많다 보니 당황해서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다른 과목들도 평소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국어시험의 여파로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 수능을 치른 노현성(18)군은 “국어시험은 문학 같은 경우 EBS 연계로 익숙한 지문이 나와서 괜찮았는데, 비문학 지문이 정말 너무 어려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근찬(18)군은 “수학은 ‘킬러문항(1등급 당락을 가르는 어려운 문항)’이라 불리는 21, 29, 30번이 생각보다 쉬웠다”고 말했다.

시험 종료 20분이 지난 4시50분부터 개포고 앞에 학부모 120명이 운집했다. 멀리서 수험생들이 달려 나오자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큰 시험을 쳐낸 수험생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딸을 기다린다는 최보원(52) 백수현(52)씨 부부는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고, 사회에 나가는 과정 중에 하나니 지혜를 키우고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딸을 꼭 안았다. 서현지(18)양의 부모는 “처음에 아이가 재수한다고 했을 때는 웬수가 따로 없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1년이 지나고 보니 후련하다”며 “수능은 이제 다시 보지 말고, 일단 하고 싶은 것 다 한 뒤에 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깨를 토닥거렸다.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고에 마련된 광주교육청 26지구 제37시험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나와 마중 나온 부모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고에 마련된 광주교육청 26지구 제37시험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나와 마중 나온 부모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험생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은 홀가분함을 만끽했다. 시험을 잘 보진 못했지만 양재고 이하은(18) 최정윤(17) 황서희(18)양은 유쾌하게 서로를 위로했다. 이양은 “국어만 가채점을 해봤는데 20점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최양은 “일단 내년 수능에는 무슨 도시락을 싸야 할지 고민부터 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들은 일단 각자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한 뒤 집합해 번화가로 나갈 것이라 한다. 최희윤(18)양은 “일단 친구들이랑 놀이동산을 간 뒤 강남의 맛집투어를 하기로 했다”면서 “학교 기숙사에 노래방기계도 갖다 놓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수시 비중이 늘어난 만큼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수험생도 많았다. 은광여고 박민수(18)양은 “당장 주말부터 논술시험이 있어서 논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용산고 이정윤(18)군은 “수능은 끝났지만 논술이 남았기 때문에 이제 다시 본격 시작”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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