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광주시 민간공원 개발행위 특례사업(2단계)이 결국 광주시감사위원회의 감사를 받게 됐다. 사업시행자 지정에 앞서 진행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건설업체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감사위원회가 조사 대상으로 꼽은 사업제안서에 대한 정량평가에서 탈락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시가 이의제기를 받은 직후 이례적으로 감사를 지시해 그 배경을 놓고 또 다른 뒷말을 낳고 있다.
광주시감사위원회는 최근 시가 중앙근린공원과 중외공원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시는 7~8일 시민심사단과 제안심사위원회 평가회를 열어 중앙공원 1지구와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광주시도시공사와 금호산업을 선정했다. 또 중외공원엔 한국토지신탁, 일곡공원엔 라인산업, 운암산공원엔 우미건설, 신용공원엔 산이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이에 대해 중앙공원 2지구에 제안서를 냈던 A건설업체가 이틀 전 심사의 공정성과 관련 법규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시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이용섭 광주시장의 허락을 받아 감사위에 감사를 지시했다. 시는 또 우선협상대상자들이 낸 제안서에 대한 타당성 검증 용역 등 향후 예정된 모든 행정행위를 감사가 종료될 때까지 중단키로 했다.
감사위는 일단 제안업체의 재무구조 및 경영상태, 사업시행의 안정성, 사업 수행 능력, 사업 시행계획, 비공원시설 종류 및 규모 등을 파악하는 제안서 정량평가에 대해 감사를 집중할 전망이다. 일반 시민들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시민심사단과 제안심사위원들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할 수 없는 탓에, 광주시 공무원들이 직접 평가한 정량평가 과정에서 특정업체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줬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감사위는 또 제안심사평가를 앞두고 심사위원 명단이 유출됐다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았던 터라, 이 부분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건설업체가 정량평가에서 금호산업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감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광주시도시공사의 땅장사 논란과 부적격 제안서 시비에 대해선 애써 모른 체 하던 시가 A업체의 이의제기 직후 감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실제 업계에선 시가 A건설업체의 이의제기를 계기로 중앙공원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고 제안서 접수를 재공고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심지어 광주시 고위 관계자가 A건설업체의 탈락에 대해 화를 냈다는 뒷얘기도 흘러나오면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복마전 양상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중앙공원 1지구 사업에 제안서를 냈다가 탈락한 B건설업체도 이날 제안서 작성 지침 위반 등을 이유로 광주시도시공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을 광주시에 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가 제안서 작성 관련 지침 및 제안 요청서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엄정하게 감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내놓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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