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농심이 차례로 과자 값을 올린 데 대해 물가 인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대조적으로 수년 동안 가격을 동결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오뚜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 효율을 높여 주요 제품들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제품의 포장재를 줄이고 양은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유통과 물류, 영업, 재고관리 등 제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13개 제품의 가격을 4년간 동결했다.
오리온의 노력에 소비자들도 호응했다. 주요 상품인 초코파이와 포카칩 매출이 프로젝트 이전보다 20% 이상 늘면서 회사 실적도 개선됐다. 오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9%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10년째 진라면과 스낵면, 참깨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동결했다. 2011년과 2016년 잇따라 라면 값을 올린 농심, 최근 가격 인상을 결정한 팔도와 대비된다. 오뚜기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원가 절감 등의 노력으로 극복해왔다는 입장이다. 시장은 기업의 노력에 반응하고 있다.
20%에 못 미치던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 9월 기준 26.2%까지 올라갔다. 반면 라면 시장 1위 농심은 점유율 50%선을 위협받고 있다. 오뚜기의 대표 라면 제품인 진라면은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 13.9%를 기록하며 1위인 농심 신라면(16.9%)과의 격차를 3%포인트 차로 좁혔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라면이나 과자 제품은 어느 업체가 만들든 쓰는 재료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 인상 여부가 회사의 경영 개선 노력이나 소비자와의 상생 마인드를 보여준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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