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판매 활동을 시작한 인피니티의 컴팩트 프리미엄 해치백 Q30S은 인피니티 Q50과 Q60 그리고 Q70에 이어 Q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인피니티 Q30S는 상위의 인피니티들과는 사뭇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통상적인 인피니티의 차량들은 닛산과 인피니티가 모두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아키텍처를 활용하여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고 또 생산을 이어왔다. 아키텍처는 물론이고 파워트레인 부분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지나 왔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370Z에 사용되었던 VQ V6 3.7L 엔진을 G37 등에 사용하기도 했고, 하이브리드 시스템 또한 닛산과 인피니티가 함께 적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Q30S의 경우는 그 배경이 사뭇 다르다.
르노-닛산 그리고 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아닌 얼라이언스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메르세데스-벤츠'에게서 그 기반을 빌려왔기 때문이다. 즉, 인피니티 Q30S의 기반이 되는 아키텍처와 파워트레인 등은 모두 '인피니티의 태생'이 아닌 '메르세데스-벤츠의 태생'의 것이다.
그렇다면 인피니티 Q30S에게는 숙제가 남겨졌다. 바로 '마더 모델인 A 클래스를 극복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인피니티의 감성을 확실히 드러내다
단도직입적으로 인피니티 Q30S의 외형은 인피니티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피니티의 노력은 기존의 A 클래스 대비 체격을 조금 더 키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실제 A 클래스 차체를 조금씩 키운 덕에 Q30S의 전장과 전폭, 전고를 각각 4,425mm, 1,805mm, 1,475mm에 이른다. 다만 같은 아키텍처를 적용한 만큼 A 클래스와 Q30S는 2,700mm의 같은 휠베이스를 보유했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확실한 변화와 성과를 이뤄냈다. A 클래스의 흔적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고, 인피니티 고유의 디자인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듀얼 아치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 그리고 차체 전반에 걸친 곡선은 Q30S를 역동적이고 날렵한 스포츠 스타일의 해치백으로 구현했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측면에 있다.
차량의 디자인에 있어 마더 모델이 존재할 경우에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100% 끌어 올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Q30S처럼 마더 모델이 같은 브랜드, 혹은 디비전이 아닌 '완전히 다른 브랜드'에 존재할 경우 그 난이도는 더욱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Q30S는 인피니티 고유의 곡선을 마음껏 사용하고 또 인피니티 브랜드의 감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으니 그 자연스레 감탄사로 이어진다. 측면은 물론이고 후면에서도 이러한 곡선과 날렵함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인피니티의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프리미엄 컴팩트에 바라다
인피니티 Q30S의 실내 공간 또한 우수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기존 A 클래스 대비 더욱 고급스럽게 꾸며진 대시보드 패널을 얹었으며 센터페시아 및 도어 트림 또한 더욱 고급스럽게 구성하여 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렸다. 여기에 에어밴트를 미묘하게 비튼 구성 또한 무척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로 구성되었는데 이는 인피니티의 것이 아닌 메르세데스-벤츠의 것을 그대로 활용해 제작되었다. 이와 함께 계기판 또한 두 개의 클러스터와 세로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합했는데 A 클래스의 계기판을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만족감이 부족하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아 만족할 수 있었다.
실내 공간의 패키지 또한 만족스러운 편이다. 헤드레스트 통합 방식의 스포츠 시트를 적용해 운전자의 몸을 적극적으로 고정시키며 우수한 만족감을 연출한다.
기본적인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일반적인 체격의 운전자라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트의 크기는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시트 또한 A 클래스의 시트와 같은 걸 사용하고 있지만 '투톤의 커버'를 활용해 그 만족감을 높인 정성을 살필 수 있다.
2열 공간은 다소 협소한 게 사실이다. Q30S 자체가 비교적 루프를 높게 그려낸 해치백 스타일을 갖추고 있지만 차량 자체가 워낙 낮은 편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한 차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2열 공간의 헤드룸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1열 시트의 뒷부분을 매끄럽게 깎아 레그룸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더해져 나름대로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피니티 Q30S는 치장에만 치우친 것은 아닐까?
외형과 실내 공간을 살펴보니 인피니티 Q30S는 마더 모델인 A 클래스를 뛰어 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절묘하게 구현했고, 그런 와중에서도 더 높은 만족감을 연출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실내 공간에서도 기어 레버나 계기판 등은 A 클래스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특색과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럲다면 과연 달리기에서는 어떨까? 기존 A 클래스를 뛰어넘고 인피니티 Q30S만의 감성과 매력, 그리고 특징을 훌륭히 선보일 수 있었을지 궁금했다. 만약 시각적인 것 외에도 달리기 실력까지도 기존의 A 클래스와 다른 모습,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면 Q30S는 '벤츠를 극복한 인피니티'라는 타이틀과 뛰어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피니티 Q30S의 파워트레인은 A 클래스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2.0L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211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낸다. 하지만 약간의 손질이 더해진 듯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가속을 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이나 체감되는 가속력이 A 클래스보다 조금 더 우위에 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A 클래스와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는 없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으며 또 인피니티라고 했다면 조금의 튜닝이라도 더해서 211마력보다 높은 출력을 발산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인피니티라고 한다면 늘 수치 출력의 우위를 점하던 브랜드가 아니었던가?
인피니티 Q30S에 적용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기본적인 변속 상황에서 제몫을 다하는 것 같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히스테릭한 모습이 간간히 보이기도 했다. 특히 낮은 RPM, 낮은 기어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 다만 시승 차량의 컨디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평가를 하거나 판단을 하기엔 다소 이른 것 같았다.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비슷한 레이아웃, 구성을 갖춘 차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다.
앞서 말했던 파워트레인의 만족감과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작은 차체를 갖고 있는 만큼 조향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노면에 따라 코너를 파고들 때의 만족감은 컴팩트 스포츠 해치백의 가치를 명확히 드러냈다.
특히 코너에 따라 조향을 하면 그 조향에 따라 기민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 피드백도 즐거웠다. 게다가 조향에 따라 차량의 머리가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 때 견고한 차체와 이에 호흡을 맞추는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과 어우러지며 탄탄하고 기민하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그 모습이 무척 즐거웠다.
하지만 머리 속에 'Q30S가 과연 A 클래스를 압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맴돌았고, 그에 대한 확실한 답을 할 수 없는 스스로가 느껴졌다. 주행 성능에서 크게 부족하거나 또 아쉽다는 부분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외형과 실내 공간에서 느껴졌던 그 만족감만큼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주행 부분에서도 A 클래스와의 차별화된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줄 수 있다면 Q30S는 A 클래스의 대안이 아닌 '매력적인 인피니티 해치백'의 존재감을 더욱 명확하고 강렬하게 뽐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점: 메르세데스-벤츠 A 클래스의 존재감을 완전히 지우는 Q30S의 존재감
아쉬운점: 메르세데스-벤츠 A 클래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달리기 성능
강력한 무기가 필요한 인피니티 Q30S
인피니티 Q30S는 디자인과 실내 구성, 공간에 있어서는 마더 모델인 A 클래스를 성공적으로 개량한 모델이었다. 특히 실내 공간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A 클래스를 뛰어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 동안 브랜드에 있어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해왔던 인피니티 고유의 감성이 Q30S 다시 한 번 적용된다면 Q30S은 단순히 인피니티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델 그 이상의 존재와 가치를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이재환 기자(글), 김학수 기자(사진 및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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